대선 앞두고 돌변한 바이든 “난민 몰리면 국경 폐쇄”

전웅빈 2024. 1. 2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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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난민이 급증할 경우 국경을 닫겠다며 관련 권한을 사용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은 국경이 (이민자로) 압도될 때 대통령으로서 국경을 폐쇄할 수 있는 새로운 비상 권한을 부여한다"며 "만약 그 권한이 주어진다면 나는 법안에 서명하는 날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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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난민이 급증할 경우 국경을 닫겠다며 관련 권한을 사용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불법 이민자 급증으로 국경 안보 문제가 대선 핵심 의제로 등장하자 강경 이민 정책으로 돌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도인 컬럼비아 유세에서 “두 달 전 나의 팀은 양당 상원의원 그룹과 협력해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현명한 국경 보호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다”며 “이 법안은 나에게 국경을 폐쇄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긴급 권한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당적 법안은 망가진 이민 시스템을 고치고, 미국에 있어야 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신속하게 입국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에도 성명을 통해 “너무 오랫동안 우리 모두는 국경이 무너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칠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상원에서 협상 중인 국경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은 국경이 (이민자로) 압도될 때 대통령으로서 국경을 폐쇄할 수 있는 새로운 비상 권한을 부여한다”며 “만약 그 권한이 주어진다면 나는 법안에 서명하는 날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상원이 협상 중인 법안은 5일 평균 불법 월경이 5000건에 달할 때 효력이 발생하고,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사람들에 대한 대부분의 난민 심사가 중단된다. 불법 월경이 3750건 아래로 떨어지면 권한이 중단된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에 대한 포괄적 안보 예산 패키지를 통과시키는 대가로 이 같은 내용의 국경 강화 법안을 제시해 왔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부 지지자 그룹과 충돌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국경 문제에) 더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당 소속 대통령으로서는 놀라운 변화”라며 “남부 국경 및 이민자 관리는 여론조사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고, 트럼프의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이민자가 미국 혈통을 오염시킨다”는 식의 강경 혐오 발언을 쏟아내며 국경 안보 문제를 대선 쟁점화시켜왔다. 주요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 상당수가 바이든 행정부에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유세에서 자신은 법안 없이도 국경을 폐쇄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선에 성공하면 국경 폐쇄 명령 대신 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 국경은 세계 역사상 최악”이라며 “테러리스트들이 전 세계에서 아무런 확인 없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이제 미국에서 대규모 테러 공격이 일어날 확률은 100%”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이번 제안은 국경 폐쇄 권한을 사용하기 전 매달 최대 15만 건(연간 180만 건)의 불법 월경을 명시적으로 허용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트럼프가 다시 집권하는 미래의 악몽을 상상해 보라”며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일명 오바마 케어)을 없애고, 질병에 대한 보호를 없애며, 투표권을 빼앗고 부유한 사람들에게 엄청난 세금 감면을 제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공화당은 여성의 선택권을 빼앗았다고 자랑한다”며 “공화당은 낙태를 전국적으로 금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혼동한 것을 언급하며 “그는 요즘 약간 혼란스러운 것 같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혐오에는 안전한 항구가 없고 백인 우월주의는 독”이라며 “우리는 인종차별의 악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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