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투표 1위니까 그냥 뛰면 안 돼!"…김연경, 세리머니에 '진심'이었던 이유 [올스타전]

김지수 기자 2024. 1. 28.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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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별들의 축제에서 자신의 '끼'를 마음껏 뽐냈다. 경기장을 찾은 6000여 관중들을 위한 확실한 팬서비스를 선보이고 자신이 공언했던대로 올스타전 세리머니상을 손에 넣었다.

김연경은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 V-스타 소속으로 출전해 여자부 세리머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생애 첫 올스타전 MVP 트로피를 품은 데 이어 올해는 세리머니상의 기쁨을 맛봤다.

김연경은 올스타전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세리머니상을 받고 싶었는데 수상하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며 "전날 새벽까지 (여러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내가 춤을 잘 못 추는 편인데 아본단자 감독님과 같이했던 게 강렬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세리머니상을 받는데 기여를 많이 해주셨다"고 웃었다.  

또 "아본단자 감독님과 따로 준비한 건 없었다. 원래 얘기했던 게 있었는데 감독님이 거절하셨다"며 "그래도 음악이 나오니까 감독님이 나를 맞이해줬다. '와라!' 이 느낌으로 신호를 보내신 것 같아 감독님 머리와 볼을 만졌다. 머리에 땀이 많으시더라. 재밌게 올스타전을 잘 마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이날 남자부 경기가 치러진 1세트에서 코트 위에 깜짝 등장,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득점까지 성공시키면서 올스타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김연경은 여자부 경기 2세트를 지배했다. 득점은 2개뿐이었지만 다양한 세리머니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IBK기업은행 소속 폰푼, 정관장 소속 메가와 함께 즉석 3인조 댄스 공연을 펼쳤다.

김연경은 이에 그치지 않고 소속팀 흥국생명 사령탑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과 멋진 커플 댄스까지 선보였다. 김연경은 음악에 맞춰 아본단자 감독의 머리와 볼을 쓰다듬는 퍼포먼스로 삼산월드체육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김연경은 세리머니상 기자단 투표에서 16표를 획득, 최근 2년 연속 여자부 세리머니상을 차지했던 현대건설의 이다현(4표)을 압도적인 격차로 제쳤다. 상금 100만 원을 챙기고 기분 좋게 올스타전을 마쳤다.

김연경은 이번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3만 9480표를 얻었다. 2020~2021, 2022~2023 올스타 팬 투표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남녀부 통합 최다 득표자가 됐다. 대한민국 배구의 아이콘 위치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해 12월 5일부터 12월 11일까지 총 7일 동안 KOVO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팬 투표를 진행했다. 총 5만 8,117표가 투표되었으며 남녀 K-스타와 V-스타 팀당 7명, 총 28명의 선수들이 팬들의 선택을 받았다. 여기에 균형 잡힌 선수 선발을 위해 전문위원 추천을 통해 총 12명이 추가되어 총 40명의 올스타가 선발됐다.

김연경은 올해 올스타전 공식 개막에 앞서 진행된 팬 투표 1위 시상식부터 입담으로 팬들을 맞았다. "당연히 이번 올스타전에서도 내가 최다 투표자가 될 것 같았다"고 농담을 던진 뒤 "뻔한 얘기지만 배구 선수는 배구를 잘해야 한다. 팬들께서 이 부분을 좋게 봐주셔서 팬투표 1위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올해 올스타전에서는 팀 승리나 개인 득점보다 '세리머니'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었다. 팬들에게 경기 외적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준비한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올스타전 시작을 앞두고 "지난해는 열심히 뛰면서 팀이 이겼는데 오늘은 이기고 지기는 것보다 즐기면서 해보려고 한다"며 작년 올스타전에서 세리머니상을 못 받았다. 올해는 받아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준비해 온 춤 동작을 선보인 뒤 "생각보다 관중분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고 웃은 뒤 "올스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자신의 공약들을 지켜냈다. 남녀부 최고의 별들이 모인 축제의 장을 더욱 뜻깊게 해줬다. 김연경 개인으로서도 선수로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스타전이었기 때문에 더 최선을 다했다.

김연경은 "지난해 올스타전도 그랬지만 팬 투표 1위로 뽑혔기 때문에 감회가 새롭다"며 "워낙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와주셨는데 내가 아무 준비 없이 올스타전을 뛰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올스타전을 언제 또 뛰어보겠냐는 생각도 든다. 남녀부 선수들과 팬들이 다 모일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올스타전이 더 뜻깊고 좋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제 김연경의 시선은 2023-2024 시즌 5~6라운드로 향한다. 김연경은 올 시즌 개막 후 4라운드까지 24경기에서 520득점, 공격 성공률 45.23%로 여전히 V리그 최고 공격수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득점은 여자부 전체 6위, 국내 선수 중에는 압도적인 1위다. 

공격 성공률도 GS칼텍스 실바(46.26%)에 이어 리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흥국생명이 외국인 선수 옐레나가 3라운드부터 급격한 난조를 보였음에도 선두 다툼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김연경의 역할이 컸다.

흥국생명은 현재 18승 6패, 승점 50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현대건설(19승 5패, 승점 58)의 뒤를 바짝 쫓으면서 5, 6라운드 선두 탈환을 겨냥 중이다.

김연경은 "5~6라운드에서는 승점 관리를 잘해야 한다. 남은 경기들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인천,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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