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실버·크리에이터···2024년 소비 키워드 [경영칼럼]
돈 많은 시니어, 본격적으로 실버 경제 열까
코로나19로 문을 열었던 2020년대도 어느덧 중반부에 이르렀다. 코로나19뿐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AI), 고물가, 고금리, 지정학 위기 등 다양한 변수가 지난 몇 년간 산업 지형과 소비자 행동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베인은 지난해 2월부터 전 세계 1만2000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벌여 10~12년 후 미래 소비자 트렌드를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 중 한국 시장도 눈여겨볼 만한 세 가지 트렌드를 소개한다.
첫 번째 트렌드는 ‘역마살 경제(Re-Routed Economy)’다. 10년 후 인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주거지를 옮겨 다닐 것이다. 1차적인 동인(動因)은 지정학 위기, 기후 변화, 고물가 등 비(非)자발적 요소다.
경제 위기를 겪는 아르헨티나의 경우 매년 100만명 넘는 사람이 취업 기회를 찾아 이민을 떠나고, 각종 내전 위기국에서는 매년 수백만 명의 난민이 곳곳으로 흩어진다. 자발적 요소도 삶의 터전을 떠나는 촉매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며 유연 근무 모델이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은 디지털 노마드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2배 늘었다. 이 과정에서 인류의 군집(群集) 형태는 6가지 형태 허브로 재편될 것으로 예측된다. 값비싼 도심을 피해 노마드가 몰려 사는 커뮤니티와 도심까지 15분 거리 신도시가 주목받을 것이다. 기업들은 인류의 새 이동에 따라 거점 전략과 소비 트렌드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
두 번째 트렌드는 실버 경제다. 앞으로 소비 시장을 주도할 세대는 높은 소비력을 지닌 ‘골드세대’다. 인생의 황금기를 누리면서 외식, 엔터테인먼트, 여행 등에 젊은 층만큼 돈을 아끼지 않는 세대다. 미국의 경우 베이비부머세대가 소유한 자본 비율이 55%에 달하고, 2030년 아시아 지역 내 65세 이상 인구의 예상 소비액은 5조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골드세대 부상을 앞두고 시니어 사업은 현재 성장의 변곡점에 있다. 일본의 시니어 레지던스 침투율은 2000년대 초반 0.3%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4.3%에 달한다. 궁극적으로는 젊은 층과 고령층을 아우르는 브랜드가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지금은 일부 명품 브랜드가 이 자리를 꿰차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브랜드가 세대를 불문하고 선망성을 지닌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 골드세대 잠재력을 고려한 상품과 서비스를 찾아 기존 고객 자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할 때다.
세 번째 트렌드는 크리에이터 경제(Originator Economy)다. 소비자가 브랜드와 유통사 영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시대가 열렸다. 다양한 플랫폼과 아웃소싱의 출현으로 크리에이터 경제는 점차 산업화되는 추세다. 전 세계 소셜미디어 매출은 2022년 7280억달러에서 2030년 6조244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소비자가 크리에이터 역할을 맡는 세상에서 브랜드도 그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고객이 기업 크리에이터가 되는 협업 모델은 앞으로 보편적인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은 ‘생태계 운영자’로서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 마케팅을 넘어 제품 개발, 영업 등 다양한 기업 기능에서 고객 참여를 확대할 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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