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결승까지 호텔 연장하세요"...클린스만의 자신감

사우디전을 앞두고 우승을 자신한 클린스만 감독(왼쪽). 연합뉴스

"결승까지 호텔 빨리 연장하세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조별리그 부진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자신했다. 클린스만호는 27일(현지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 인근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팀 훈련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을 대비한 훈련이었다. 한국과 사우디의 16강전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1시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대표팀은 지난 25일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을 치렀고, 26일엔 휴식했다.

골키퍼로 나섰다가 그라운드에 누워 웃는 손흥민. 뉴스1

클린스만호는 이번 대회에서 경기력이 워낙 부진해 질타를 받고 있다. 한 수 아래 팀들과 치른 조별리그 3경기에서 6실점 하며 1승 2무에 그쳤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에 고전한 끝에 3-3으로 비긴 건 한국 축구계와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이날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숙박을 연장해야 하는데 정말 결승전까지 예약해도 되느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빨리 연장해라, 결승전까지 호텔을 예약하라"고 큰소리쳤다. 그는 이어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우리는 우승을 하기 위해 여기에 왔고, 목표가 뚜렷하며, 우리 자신을 믿는다"면서 여러분도 같이 믿어 달라. 끝까지 함께 가자"고 말했다.

분위기 메이커로 나선 주장 손흥민. 골키퍼를 맡았다. 연합뉴스

이날 훈련은 예상보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선수단 26명 전원이 참석했고, 햄스트링 부상 중인 이기제(수원)만 별도의 훈련을 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분위기 메이커로 나섰다. 손흥민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열린 슈팅 훈련에서 골키퍼로 나서는 '특별한 장면'을 연출했다. 두 팔을 벌려 과장된 몸짓으로 슈팅을 막았다. 이 모습을 본 동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훈련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과 원 진을 짜고 7분 정도 발언했다.

원진을 짠 선수들에게 발언하는 클린스만 감독(가운데).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전날 코치진과 머리를 맞대고 16강 토너먼트 상대 사우디의 전력을 분석했다. 사우디는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 이탈리아 대표팀 등을 지휘한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이탈리아) 감독이 이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는 공격진이 자유롭게 위치를 바꿔가면서 플레이하는 게 상당히 좋다. 개인 기량이 좋은 공격수들을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너먼트는 단판 승부고 지면 탈락이다. 이제부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이다. 대회가 끝났을 때 우리가 우승을 못 했다면, 질타해도 좋다. 그걸 감내하는 게 내 일"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우리를 믿고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도하(카타르)=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