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범기업 폭탄 무장단체 조직원, 49년만에 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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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일본 전범 기업의 본사나 공장을 연속적으로 폭파했던 급진 무장투쟁 단체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조직원으로 보이는 용의자가 49년 만에 자수했다.
일본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27일 일본 경찰은 1975년 4월 도쿄 긴자의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 사건 용의자인 기리시마 사토시(70)라고 주장하는 남성을 찾아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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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 기자]
▲ 일본 급진 무장투쟁 단체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 조직원 키리시마 사토미의 자수 소식을 보도하는 NHK 방송 |
ⓒ NHK |
1970년대 일본 전범 기업의 본사나 공장을 연속적으로 폭파했던 급진 무장투쟁 단체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조직원으로 보이는 용의자가 49년 만에 자수했다.
일본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27일 일본 경찰은 1975년 4월 도쿄 긴자의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 사건 용의자인 기리시마 사토시(70)라고 주장하는 남성을 찾아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 사건으로 지명수배된 기리시마가 수도권 가나가와현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정보를 지난 25일 입수한 뒤 수사관을 파견했다.
말기 암 상태... "인생 마지막은 본명으로 맞고 싶어"
이 남성은 처음 입원할 때는 가명을 사용한 뒤 병원 관계자에게 "인생의 마지막은 본명으로 맞이하고 싶다"라며 자신이 기리시마 사토시라고 밝히고는 당시 사건 상황에 대해 자세히 말했다. 그리고 병원의 신고를 받고 온 경찰에게도 같은 내용을 밝혔다.
경찰은 이 남성이 범인만 알 수 있는 사건 정보를 이야기했고, 입원하기 전까지 가나가와현 내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DNA 감정 등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 중이다.
기리시마는 당시 사건의 공범이 해외로 달아나 국제 수배가 내려지면서 공소시효가 정지된 상태라 지금 체포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 남성이) 기리시마일 가능성이 크다"라며 "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진 최소 수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말기 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어 범인으로 확인되더라도 체포나 구류를 견지디 못할 가능성이 있다.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은 1974년 8월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폭파사건, 같은 해 10월 미쓰이물산 본사 폭파사건 등 1974∼75년 일본 전범 기업의 본사나 공장을 연속적으로 폭파한 무장투쟁 단체다. 특히 도쿄 한복판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빌딩 폭파 때는 민간인 8명이 사망하고 16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 1970년대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일 일으킨 폭탄테러 사건을 보도하는 NHK 방송 |
ⓒ NHK |
대학생 및 대학원생, 회사원 등으로 구성됐던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은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 지배로 성장한 대기업들을 폭파하며 과오의 무반성과 무책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산업경제연구소에 대해서는 일본 전범 기업에 한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아시아 침략 활동의 거점으로 여기고 일본 경제인의 한국 방문을 막기 위해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
조직원 대부분이 당시 체포돼 수감 중 사망했거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했다. 하지만 기리시마는 50년 가까이 도망치면서 유력한 소재도 파악되지 않았고, 지금도 일본에서는 기차역이나 경찰서 등에 그의 지명수배 전단이 붙어있다.
당시 사건으로 부친을 잃은 한 유족은 기시시마의 자수 소식을 접하고 "어떤 사상과 마음으로 그런 활동을 했는지 설명을 듣고 싶다"라며 "잘못된 일을 했다고 인정한다는 말을 해주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기리시마로부터 다른 용의자의 소재도 파악해 수사의 진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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