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서 못간다”는 LG아트센터와 인스파이어아레나

박정선 2024. 1.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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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 있어서 교통, 접근성 문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관객들이 쉽게 이동하고 공연장에 접근할 수 있다면 편리성이 증가하고, 문화예술 참여에 대한 장벽이 낮아지는 효과를 낸다. 적어도 몇 년 전까지는 이 물리적 교통 접근성이 공연장의 위치 선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그런데 최근엔 문화예술을 즐기는 관객들의 소비 성향의 변화에 따라, 물리적 교통편의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한 만족도’에 초점을 맞추는 흐름이다.

ⓒLG아트센터

지난해 LG아트센터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강서구 마곡으로 이전할 당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 것이 바로 접근성이었다. 공연예술 중심지인 강남을 바탕으로 형성된 탄탄한 충성관객을 사실상 ‘문화 불모지’로 불렸던 마곡으로 이끌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다. 실제로 강서구 지역에 이런 대형 공연장이 쉽게 들어서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치적 문제가 관객 유입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 LG아트센터 서울은 개관 후 1년간 대극장 LG 시그니처홀(1365석)에서 31편의 작품을 통해 24만명, 블랙박스 공연장 U+스테이지(가변형 객석 120~365석)에서 19편의 작품을 통해 5만명의 관객을 맞으면서 총 29만명의 관객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삼동 시절 연평균 관객(20만5000명)에 비해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공연 관람 외에 건축 관람, 교육 프로그램 참석, 건물 내 F&B 이용 등을 위해 방문한 인원도 25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간 누적 방문객은 총 54만명에 달한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건, 물리적 접근성은 이전에 비해 떨어지지만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주변으로 형성된 서울식물원 등 대중이 함께 경험하고, 소비할 수 있는 자원들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 영종도에 들어선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내 케이팝 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도 물리적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인천공항역에서 인스파이어 아레나로 가능 대중교통편이 없고 도보로 가기도 거리가 있어 사실상 직접 차를 운전하거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모히건 인스파이어

하지만 이들 역시 단순히 공연만을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올인원 엔터테인먼트’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실제로 이 일대에는 공연장과 함께 호텔, 마이스(MICE) 시설, 직영 레스토랑, 실내 워터파크, 디지털엔터테인먼트 거리, 야외 체험시설, 디지털 실감 콘텐츠 전시관, 실내 키즈 놀이시설 그리고 인스파이어몰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까지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따른다.

“서울에는 남아 있는 땅이 거의 없다”는 마이클 젠슨 CMO의 말처럼 포화 상태인 서울의 상황을 봤을 때, 공연장이 지역 곳곳에 고르게 분포하는 것은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영종도는 서울에서 1시간 내외, 공항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에도 매우 용이하다. 관객들의 편의를 위해 셔틀 버스도 수시로 운영한다.

장현기 GM은 “콘서트를 보고 돌아가는 관객들의 인터뷰를 해보면 ‘올 때는 조금 힘들었지만 아레나 시설에 대한 퀄리티, 공연 봤을 때의 감동이 그 모든 걸 상쇄하고도 남는다’고들 하신다”며 “복합 리조트 안에 있는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진입하는 순간부터 대기하고 공연이 끝나고 나가는 갈까지 즉 처음부터 끝까지 케어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최근 관객들은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라도 좋은 공연과 다양한 경험을 소비하길 원한다. 물론 물리적인 거리에 있어서 이용에 편리한 곳이라면 더없이 좋겠지만 LG아트센터 서울이 그랬던 것처럼 인스파이어 아레나 역시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관객들의 경험적 만족도, 공연의 질적 만족도를 충족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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