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 일본서 되겠어?”...회의론 뒤집은 네카오

‘네카오’ 웹툰 일본 거래액 각각 1000억엔
두 회사 간 일본 시장 내 경쟁 구도 관심
단일 플랫폼 기준 MAU, 네이버가 카카오 넘어서

(게티이미지뱅크)

만화 종주국 일본 내 한국 웹툰 열풍이 심상치 않다. 일본 진출 초기 일본 만화계에서 “(웹툰은) 일본 만화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네이버와 카카오 양 사 모두 지난해 거래액 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게 관련 업계 평가다.

카카오 웹툰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픽코마의 일본 시장 거래액이 1000억엔(약 9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16년 4월 처음 출시한 뒤 기록된 최대치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지난해 거래액 규모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대비 7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전자책 형식의 일본 만화뿐 아니라 한국, 중국 등에서 제작된 웹툰을 확보해 현지 독자 취향에 맞춰 제공한 게 통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 내 앱 매출 1위 자리도 등극했다. 앱 정보 분석 서비스인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픽코마는 지난해 일본 내 소비자 지출 규모가 가장 컸다. 2022년 3위에서 두 계단 상승한 결과다. 관련 업계에선 “결제 요인이 잦은 게임 앱까지 제쳤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도 지난해 일본 내 거래액 1000억엔을 돌파했다. 일본 계열사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산하 ‘라인망가’와 ‘이북재팬’ 플랫폼 거래액을 합산한 수치다.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의 거래액은 2021년 800억엔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2022년 연간 900억엔을 넘기더니 지난해는 단 11개월(1~11월) 만에 1000억엔을 돌파하며 연간 10%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웹툰 ‘입학용병’이 라인망가 단일 작품 사상 최대 연 거래액을 달성했다. (네이버웹툰)

개별 작품의 성과도 상당하다. 네이버웹툰의 ‘입학용병’은 지난해 라인망가에서 연간 거래액 10억엔(약 90억원)을 넘어섰다. 단일 작품으로 라인망가 내 역대 최대 기록이다. 김신배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최고성장책임자(CGO)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들이 활동하는 네이버웹툰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창작자와 파트너들이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日 시장 1위 경쟁하는 네카오

일본 시장을 두고 네이버와 카카오 양 사의 경쟁 구도 역시 흥미진진하다. 지금까지는 카카오의 판정승이었다. 단일 플랫폼 기준 앱 사용자 수와 거래액 규모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 단일 플랫폼 기준 2위에 머물던 네이버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카카오를 넘어선 것이다.

모바일 데이터 조사기관 데이터닷에이아이(DATA.AI)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라인망가 MAU(1007만명)가 픽코마 MAU(983만명)를 앞지르며 일본 주요 만화 앱 MAU 1위에 올라섰다. 현재는 양 사 모두 MAU 1000만명 안팎을 유지 중이다. 큰 차이는 없지만 라인망가가 근소하게 앞선 상태다.

다만 여전히 단일 플랫폼 기준 거래액은 픽코마의 우위다. 네이버는 라인망가와 이북재팬 거래액을 합산해야 픽코마 거래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만화 종주국에서 웹툰이 자리 잡을 수 있겠냐는 의문이 많았지만, 이를 뒤집어냈다”면서 “여전히 많은 일본 작가들이 웹툰을 만화와 전혀 다른 개념으로 보고 있지만, 작업 방식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