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보고 있나' VAR 오심→재경기 확정 '초유의 사태' 발생…"위험한 선례될 수도"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벨기에 프로축구에서 발생했다. 비디오판독(VAR)으로 인한 오심으로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경기를 전면 취소하고 재경기를 결정했다.
스페인 카데나세르는 27일(한국시간) "벨기에 프로축구에서 특이한 사건이 발생했다. VAR 오심이 있었던 안더레흐트와 KRC 헹크의 경기가 다시 치러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벨기에왕립축구협회(KBVB) 징계위원회는 지난 12월 24일 있었던 안더레흐트와 헹크의 경기를 없던 것으로 하고 내달 23일 재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경기는 안더레흐트의 2-1 승리로 끝았으나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심판의 VAR 오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은 0-0이던 전반 23분 발생했다. 헹크의 페널티킥 장면에서 브라이언 헤이넨의 슈팅을 안더레흐트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이 막아냈다. 흘러나온 공을 이라 소르가 재차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점수는 1-0으로 바뀌지 않았다. VAR은 소르가 페널티킥 직전 박스 안으로 너무 빠르게 진입했다고 판단, 득점을 취소하고 안더레흐트의 프리킥을 선언했다.
그러나 헹크는 안더레흐트 수비수 야리 베르샤렌 또한 슈팅 직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규정에 따르면 페널티 키커가 슈팅을 때릴 때 페널티킥을 얻은 팀 선수와 상대 선수가 동시에 박스 안에 존재하면 페널티킥이 다시 주어져야 한다. 헹크는 이를 이유로 안더레흐트의 프리킥이 아닌 페널티킥이 선언돼야 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후 경기는 알리우 파데르의 선제골로 헹크가 앞서갔으나 테오 레오니, 안데르스 드레이어의 연속골로 안더레흐트의 역전승으로 종료됐다. 한 골을 도둑 맞은 것과 다름없는 헹크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할 수 있는 결과였다.
당초 벨기에 리그 심판위원회는 지난 8일 재경기를 치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헹크는 이 결정에 항소했고, KBVB 징계위원회가 헹크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면서 재경기가 확정됐다.
KBVB 징계위원회는 "우리는 지난해 말 안더레흐트와 헹크 경기를 다시 치르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판결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재경기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은 심판위원회의 결정을 뒤집는 것"이라며 "징계위원회는 해당 경기 심판들이 문제의 페널티킥 장면에서 규칙을 잘못 적용했다는 헹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내달 23일 다시 한 번 안더레흐트 홈에서 양 팀의 맞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안더레흐트는 이 결정에 대해 다른 기관에 항소할 수 있는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데나세르에 따르면 안더레흐트 구단 측은 "우린 이 결정에 실망했고, 가능한 한 모든 항소를 제기할 것이다. 이는 우리 뿐만 아니라 벨기에 축구를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징계위원회가 실제로 말하고 있는 건 이제부터 심판의 모든 실수가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벨기에 뿐만 아니라 유럽 축구계 전반에 영향을 줄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심 투성이인 프리미어리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안더레흐트와 헹크의 경기가 VAR 오심으로 완전 재경기가 결정됐다"라고 조명했고, 영국 더선 또한 "결정적인 VAR 오심으로 재경기가 결정된 벨기에 1부리그 경기는 '위험한 선례'가 될 우려가 있다"라고 보도했다.
더선은 이번 시즌 초 토트넘과 리버풀 경기에서 발생했던 오심을 예로 들며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 VAR의 기본 개념은 인적 오류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 만약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런 결정이 일어나면 매주 3경기를 다시 치르게 될 것이다. 어쩌면 시즌이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라고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사진=일레븐 벨기에 SNS,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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