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에 감사, 호주도 이길 수 있다"…8강 진출 꿈꾸는 인도네시아 [아시안컵]

김지수 기자 2024. 1. 2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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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한 인도네시아가 신태용 감독을 향한 찬사를 보냈다. 

인도네시아 매체 '볼라스포츠(Bolasport)'는 2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축구 평론가 안톤 산조요가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의 2023 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승산이 있다고 평가한 내용을 보도했다.

안톤 산조요는 "호주는 평범하고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16강전에서) 이길 수 있다"며 "신태용 감독에게 축하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은 2023 AFC 아시안컵 본선에서 이라크, 베트남, 일본과 함께 D조에 편성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인도네시아는 이라크와의 조별리그 D조 1차전을 1-3으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최고 라이벌인 베트남을 1-0으로 꺾고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인도네시아는 이후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아시아 최강 일본에게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1승 2패, 승점 3, 골득실 -2로 조별리그를 마감하고 다른 조 경기 결과를 지켜봤다.

아시안컵 본선은 지난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부터 참가국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확대됐다. AFC는 보다 많은 국가들이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고 토너먼트도 8강이 아닌 16강부터 시작돼 중계권료, 입장 수익이 늘어나는 점을 노렸다.

아시안컵 본선 참가국이 늘어나면서 조별리그 최종전이 더 흥미로워졌다. A~F조 1, 2위는 토너먼트에 직행하고 각 조 3위 중 상위 4개국이 추가로 16강 티켓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16강 막차에 탑승했다. A조 3위 중국(2무 1패, 승점)이 일찌감치 탈락한 가운데 B조의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이상 1승 1무 1패, 승점 4)이 3위팀 몫의 16강 티켓 4장 중 2장을 가져갔다.

남은 2장의 3위팀 16강 티켓의 주인은 D조의 인도네시아와 E조의 요르단(1승 1무 1패, 승점 4)이었다. 인도네시아는 당초 1승 1패, 승점 3으로 E조 최종전을 치른 바레인이 요르단에 덜미를 잡히길 바랐지만 바레인은 뜻밖의 1-0 승리를 거뒀다. 바레인은 다른 조 3위 팀과 경쟁할 필요 없이 2승 1패, 승점 6으로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를 도운 건 오만이었다. 오만은 F조 최종전 전까지 1무 1패, 승점 1을 기록 중이었다. 이번 대회 최약체 팀 중 하나였던 키르기스스탄을 꺾기만하면 인도네시아를 제치고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만은 전반 8분 무흐센 알가사니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고도 후반 35분 키르기스스탄 조엘 코조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남은 시간 맹공을 퍼부었지만 결국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오만은 조별리그를 2무 1패, 승점 2로 마치면서 인도네시아가 16강 막차에 탑승했다.

인도네시아는 역대 아시안컵 본선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해 토너먼트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04년과 2007년 대회 조별리그 1승 2패로 11위에 오른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본선에 오른 것도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신태용 감독은 충분히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업적을 남긴 셈이다.

인도네시아는 당연히 축제 분위기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온라인을 통한 공식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본선 16강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며 "우리 대표팀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정말 진지하게 열심히 노력한다면 인도네시아 축구의 (새로운) 업적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며 "호주와의 16강전에서도 이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은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를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이번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한 동남아 팀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둘뿐이다.

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은 16강 진출이 확정되고 크게 기뻐했다. 신 감독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3차전)일본하고 경기 전날 인터뷰와 경기 날. 우리 선수들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어줘서 너무 고맙다"라고 적었다.

신 감독은 과거 한국 대표팀 감독 시절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해 '카잔의 기적'을 썼다. 조별리그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같은 조에 편성돼 1, 2차전을 모두 패했으나 최종전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완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는 약체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역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을 이끌어내며 '도하의 기적'을 작성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28일 카타르 자심 빈 하메드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16강을 치른다. 인도네시아 언론의 자신감과는 다르게 객관적인 전력은 호주가 앞선다. 

호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로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 B조를 1위로 여유 있게 통과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인도를 2-0, 2차전에서 시리아를 1-0으로 꺾었다. 

호주는 일찌감치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뒤 까다로운 상대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기고 D조 1위를 사수했다. 지난 2015년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본선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가운데 이번에는 카타르에서 또 한 번 아시아 정상 정복을 노린다. 

한국은 오는 31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으면 호주-인도네시아전 승자와 8강에서 격돌한다.

사진=연합뉴스/인도네시아축구협회 SNS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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