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술 트랜스젠더' 토머스 "수영 여자부 출전 원해" 소송
차별적 조항 개정 요구
남자 수영 선수로 활동하다 생식기 제거 수술을 하지 않은 채로 여성부 대회에 출전한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24·미국)가 국제수영연맹의 규정 강화로 여자부 경기에 뛰지 못하자 '여자부 선수 자격 회복'을 위한 법적 다툼에 나섰다.
현지 외신은 27일(한국시간) "토머스가 엘리트 여성 경기에 다시 출전하고자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수영연맹은 2022년 6월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12세 이전에 수술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그 나이 때 수술을 받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트랜스젠더 선수도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를 기준 이하로 유지하면 여자부 경기 출전이 가능했다.
리아 토머스는 키 193㎝의 남자 수영 선수였다. 남자 대회에서는 줄곧 500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던 그가 “자신은 여자라고 생각한다”며 여성부 대회 출전을 희망했고 미국 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이를 허용했다. 토머스는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고 호르몬 대체요법만 받았다.
그는 2022년 3월 전미 대학수영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 종목에 출전해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전국 대회에서 우승한 트렌스젠더 여성이 됐다. 토머스는 펜실베이니아대 여자 수영팀 소속이다.
하지만 국제수영연맹이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토머스는 2022년 6월부터는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토머스는 소송을 제기했다. CAS는 "토머스는 스포츠는 공정한 경쟁을 추구하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일부 규제는 적절하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몇몇 조항이 차별적이기 때문에 개정을 요구한다"고 전하며 "아직 심리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팀에 소속된 동료 선수들이 피해를 토로하기도 했다. 같은 팀 소속 폴라 스캔런은 미국 하원에 출석해 "남성 생식기가 그대로 있는 토머스 앞에서 1주일에 18번씩 강제로 옷을 벗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여자 선수들이 불만을 제기했지만 학교 측은 타협할 수 없다는 답변만 했다"며 "학교 측에 우려를 표명했더니 오히려 남자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을 편안하게 여기도록 재교육하기 위한 심리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폴라 스캔런은 리아 토머스가 생물학적 남성의 신체로 각종 여자 경기에 출전하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토머스는 남성일 때는 전국 500위권 선수였지만 여자 경기에서는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챔피언이 됐다"라며 "여성들은 시상대에 설 자리를 잃었다"라고 규탄했다.
미국인 10명 중 7명 "트랜스젠더, 여성 스포츠 출전 반대"
대다수의 미국인이 성전환을 한 여성이 여성 스포츠에서 경쟁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지난해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는 트랜스젠더 여성과 이성처럼 보이기 위한 성 충동 약물치료 및 성전환 수술에 대한 견해'를 조사했다.
'트랜스젠더 운동선수가 자신의 성 정체성과 일치하는 스포츠에서 경쟁하는 것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70%는 "아니다. 그들은 생물학적 성별과 일치하는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인 10명 중 7명이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스포츠 참여를 반대한 것이다. 반면 26%만이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성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트랜스젠더로 식별된 운동선수에게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스포츠에서 경쟁하도록 법률을 제정하는 움직임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재 앨라배마, 애리조나, 아칸소, 플로리다, 인디애나, 캔자스, 켄터키, 미시시피, 사우스다코타, 텍사스, 유타 등 24개 주에서 이 같은 법이 시행되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강 시신 유기' 현역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이렇게 많은 돈이' 5만원권 '빽빽'…62만 유튜버에 3000억 뜯겼다 - 아시아경제
- "저거 사람 아냐?"…망망대해서 19시간 버틴 남성 살린 '이것' - 아시아경제
- [MZ칼럼]한강 작가도 받지 못한 저작권료와 저작권 문제 - 아시아경제
- 바이크로 수험생 바래다주던 송재림…"화이팅 보낸다" 격려도 - 아시아경제
- "수지 입간판만 봐도 눈물 펑펑"…수지 SNS에 댓글 남긴 여성이 공개한 사연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