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폭력 피해자 명예훼손 재판 패소... "1100억 원 배상해야"

박성우 2024. 1.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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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중 자리 박차고 나가... 곧바로 "항소하겠다"며 평결 부정

[박성우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처음 열리는 아이오와주에서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인디애놀라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돼 약 1100억 원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고 E. 진 캐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8330만 달러(약 1112억 원)의 배상금을 캐럴에게 내도록 평결했다.

8330만 달러 중 1830만 달러(약 244억 원)는 실제 피해에 대한 배상액이고 나머지 6500만 달러(약 867억 원)는 징벌적 배상액이다. 이는 처음 소송에서 캐럴이 요구한 금액보다 8배 높고 이번 재판에서 요구한 2400만 달러보다도 3배 이상 높은 금액이라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바이든이 주도한 마녀사냥... 이건 미국이 아니다"

CNN은 배심원단의 심의는 채 3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원고측 변호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원고를 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악의와 증오로 가득 차 있다"며 원고를 향한 비난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사들은 캐럴을 향한 혐오 발언들에 대해 "보편적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를 필요는 없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혐오 발언을 지시하지 않았다. 그는 진실을 말했을 뿐"이라며 트럼프의 발언과 상관없이 원고는 혐오 발언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이러한 주장에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평결이 발표된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말도 안 되는 평결"이라며 "나와 공화당에 초점을 맞춘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한 마녀사냥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는 "우리의 법률 시스템은 통제 불능 상태이며 정치적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그들은 모든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빼앗아갔다. 이건 미국이 아니다!"라며 평결을 전적으로 부정했다.

트럼프, 지난 5월 성폭력 혐의에 이어 두 번째 패소

원고 캐럴은 지난 2019년, 1996년 맨해튼의 한 고급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강간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짓이라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지난해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구타 및 명예훼손을 한 혐의를 인정하고 500만 달러(약 67억 원)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곧바로 항소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번 재판에는 피고로서 참석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에서 캐럴의 변호사가 캐럴이 입은 피해를 언급하자 재판 도중 피고석을 박차고 법정을 떠났다. 이에 재판을 주관한 루이스 캐플런 판사는 법원 속기사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어나 걸어나갔다고 기록하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재판에서 승소한 캐럴은 직후 성명을 통해 "이것은 쓰러졌을 때 일어서려는 모든 여성에게 큰 승리이며, 여성을 억압하려던 모든 가해자에게는 큰 패배"라고 자축했다. 캐럴의 변호사 또한 "오늘 평결은 법이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 심지어 부자이자 유명인인 전직 대통령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원고와 법치를 옹호한 배심원단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트럼프 패소 소식에 헤일리 "트럼프·바이든보다 더 나은 사람 맞이해야"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소 소식에 공화당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후보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8300만 달러의 손해배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국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인플레이션을 해결하자는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 미국은 트럼프와 바이든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맞이할 수 있다"고 썼다.
ⓒ 니키 헤일리 후보 X 갈무리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소 소식에 공화당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후보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8300만 달러의 손해배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국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인플레이션을 해결하자는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미국은 트럼프와 바이든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맞이할 수 있다"고 썼다.

CNN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평결에 대해 논평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다른 법적 사건과 마찬가지로 논란이 될 법적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피하는 전략을 고수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공동 의장인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 5월의 평결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캐럴을 공격하고 명예를 훼손했으며 그 결과 기록적인 손해배상을 하게 된 것은 그의 성격과 행동에 대해 말해준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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