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가 키보드보다 공부 효과 높다…"뇌 연결성 향상"

최승우 2024. 1. 2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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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글씨를 쓰면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보다 뇌의 연결성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연구팀은 대학생 36명에게 화면에 나타나는 단어를 보고 손으로 쓰거나 키보드로 타이핑하게 하면서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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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연구팀 “뇌 연결 훨씬 정교해져”
“학교에서 최소한의 필기 교육 필요한 이유”

손으로 글씨를 쓰면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보다 뇌의 연결성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타이핑보다는 펜을 사용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NTNU) 오드리 판데르 메이르 교수팀은 27일 과학 저널 심리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Psychology)를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대학생 36명에게 화면에 나타나는 단어를 보고 손으로 쓰거나 키보드로 타이핑하게 하면서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뇌파(EEG) 센서 256개를 엮어 만든 측정장치를 머리에 쓰고 디지털 펜으로 터치스크린에 직접 글씨를 썼다. 타이핑을 할 때는 한 손가락으로 키보드 키를 눌러 입력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측정된 뇌파 데이터를 토대로 뇌의 연결성을 분석한 결과, 손으로 글을 쓸 때 뇌 연결 패턴이 키보드로 타이핑할 때보다 훨씬 더 정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손으로 글씨를 쓸 때 지각·인지·판단 등과 관련이 있는 대뇌 꼭대기 부위인 두정엽, 그리고 뇌 중심부에 있는 신경 네트워크 허브와 접점 사이에서 광범위한 세타파/알파파 연결성 패턴이 일관되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판데르 메이르 교수는 “이는 손글씨를 쓸 때 뇌 연결 패턴이 타이핑 때보다 훨씬 정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펜을 사용할 때 손을 정밀하게 제어하면서 얻는 시각·동작 정보가 학습을 촉진하는 뇌 연결 패턴에 기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디지털 펜을 사용했지만, 실제 종이에 펜으로 쓸 때도 결과는 같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자를 쓸 때의 손가락 움직임이 뇌 연결성을 촉진하기 때문에 활자체로 쓰든 필기체로 쓰든 효과는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데르 메이르 교수는 ”학생들이 최소한의 필기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지침을 마련하는 것도 적절한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글씨 쓰기와 타이핑을 하면서 뇌파를 측정하는 대학생들 [이미지 출처=NTNU 제공]

또 “학교에서 필기 연습을 계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 발전을 따라잡는 것도 중요하다”며 “교사와 학생 모두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법이 더 학습효과가 좋은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글씨가 디지털 기기로 대체되는 것이 사람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전부터 꾸준히 있었다. 2011년에도 노르웨이와 프랑스 연구진이 펜과 책을 이용해 공부하다가 컴퓨터 스크린과 키보드로 바꾸면 학습한 내용의 상당 부분이 두뇌에 집적되지 않고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에 참여한 교수들은 “손으로 글을 쓸 때 손동작들은 ‘센소리모터(sensorimotor)’라고 불리는 뇌의 한 부분에 흔적을 남기고, 이런 과정이 두뇌가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그러나 키보드를 글자를 타이프하는 동작은 두뇌에 이런 흔적을 남기지 않아 공부하는 방법으로 장점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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