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과 격려를 부르는 '미인의 만찬' [D:쇼트 시네마(63)]

류지윤 2024. 1. 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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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날 밤,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나선 미인은 소개팅 앱으로 만난 남자 우진을 만나러 향한다.

지쳐 쓰러진 미인은 남들의 시선과 자기혐오가 그대로 반영된 꿈에서 깨어나며 아침을 맞이한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미인의 젓가락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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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은 감독 연출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어둡고 엉망진창인 방 안에서 미인(석희 분)은 과자와 초콜릿을 입에 욱여넣는다. 그리고 바로 화장실로 달려 먹은 것들을 토해낸다. 셀카를 찍고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미인. 카메라를 보며 미소를 지어보지만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 휴대전화를 집어 던지고 소리를 지른다.

그날 밤,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나선 미인은 소개팅 앱으로 만난 남자 우진을 만나러 향한다. 술집의 화장실에서는 자신처럼 먹은 걸 다 토해내는 여자를 발견한다. 그 여자의 손목에는 나비 문신과 함께 자해 흔적이 보인다.

다시 자리로 돌아온 미인은 우진의 칭찬에 넘어가 모텔까지 가지만, 자신의 몸이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여 결국 집으로 돌아온다. 미인은 다시 자신의 모든 것이 혐오스러워 생라면과 우유를 먹은 후 다시 속을 게워낸다. 지쳐 쓰러진 미인은 남들의 시선과 자기혐오가 그대로 반영된 꿈에서 깨어나며 아침을 맞이한다.

화장을 지우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마트로 가서 장을 봐온 뒤 정갈한 밥상을 차린다. 구역질이 다시 올라오지만 끝내 삼키고 젓가락질을 다시 시작한다.

현대 사회는 뭐든지 보이는 것 위주로 돌아간다. 외모지상주의는 올바르지 않은 사회 현상임을 알고 있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어느 새 많은 이들의 삶의 화두이자 고민거리가 됐다.

'미인의 만찬'은 거식증과 자기혐오에 빠진 20대 여성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어질러진 방, 텅 빈 냉장고는 미인의 마음 상태와 같다. 술집으로 향하기 위해 차려입은 옷에 자신을 꾸역꾸역 집어넣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다.

무언갈 먹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행위가 미인에게는 낯설고 두렵다. 자기혐오의 반복 속에서 먹은 밥을 토해내지 않고 꿀꺽 삼키는 미인의 모습은 이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미인의 젓가락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앞으로도 계속 지금 같은 순간을 맛보겠지만 자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다짐처럼 들린다. 러닝타임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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