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도전 불허' 반발→선수협 탈퇴→극적 계약…사사키, 기자회견서 다 털어놓을까

유준상 기자 2024. 1. 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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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구단과 선수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선수가 백기를 들었다. '괴물투수'라는 별명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마린스)가 극적으로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다.

'풀카운트', '스포니치 아넥스'를 비롯한 일본 언론은 26일 "지바 롯데와 사사키가 연봉 계약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며칠 내로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사키의 소속팀인 지바 롯데도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사키의 계약 소식을 알렸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사사키가 마지막 순간에 캠프에 참가하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전까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2024시즌 연봉 계약을 마치지 못한 선수는 사사키 단 한 명뿐이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고민에 빠진 지바 롯데로선 급한 불을 껐다.

사사키는 일찌감치 스카우트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고교 시절부터 160km/h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남다른 재능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소속팀은 물론이고 일본 대표팀 마운드의 한 축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다만 사사키는 프로 데뷔 첫 해였던 2020년 단 1경기도 소화하지 않았고 이듬해에는 11경기 63⅓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로 시즌을 마쳤다. 2022년과 지난해 성적은 각각 20경기 129⅓이닝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 15경기 91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

재능은 여전했다. 사사키는 2022년 4월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9이닝 19탈삼진 무실점으로 NPB 최연소 퍼펙트게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해당 경기에서 13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WBC에서는 선발로 2경기에 등판해 7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3.52의 성적을 남기면서 일본의 우승에 기여했다.

문제는 '내구성'이었다. 사사키는 프로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구단 차원에서 선수를 관리해준 부분도 있지만, 사사키는 손가락 물집과 옆구리 통증 등 크고 작은 부상을 떠안았다. 쉽게 말해서 한 시즌을 완전히 치를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사사키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사키가 지난 시즌 이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지바 롯데 구단에 전달했다. 당연히 구단으로선 좋은 반응을 내놓을 리가 없다. 요시이 마사토 지바 롯데 감독은 "현 구단에 은혜를 갚고 미국에 진출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사사키의 요구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좋은 대우를 받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미일프로야구 협정에 따르면, 만 25세 이전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일본인 선수는 마이너리그 계약만 체결할 수 있다. 계약을 맺더라도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은 최대 575만 달러(약 77억원)에 불과하며, 원소속구단이 받는 이적료도 최대 144만 달러(약 19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2001년생' 사사키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 현지에서는 사사키의 도전 의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구단의 반대와 싸늘한 여론에도 뜻을 굽히지 않은 사사키는 결국 해를 넘길 때까지 도장을 찍지 않았다. 프로 데뷔 이후 사사키의 연봉협상이 연내로 마무리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사사키가 지난 25일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에서 탈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야구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리그에서 뛰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선수회에 가입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사키의 결정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많은 야구팬들은 사사키의 결정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사사키가 빅리그 도전을 추진한 배경은 무엇일까. 올겨울 LA 다저스로 향한 오타니 쇼헤이(10년 총액 7억 달러)와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 2500만 달러) 등 일본인 선수들이 대형 계약을 따냈다. 두 선수 이외에도 재능 있는 일본인 선수들이 대거 빅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선배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란 사사키는 더 큰 꿈을 꾸게 됐고, 그만큼 빅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은 의지가 강력했다.

하지만 사사키는 이 과정에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고,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26일 2024시즌 연봉 계약을 매듭지으면서 한 발 물러섰다.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액수가 공개되진 않았으나 양 측은 8000만엔(약 7억 2300만원)에서 1억엔(약 9억 400만원) 사이의 금액에 연봉 계약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계약은 끝났지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선수와 구단 모두 조만간 열릴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의 상황과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선수회 탈퇴로 모두를 당황스럽게 만든 사사키의 설명도 필요해 보인다.

사사키가 기자회견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지바 롯데 마린스 공식 SNS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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