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역전승 거듭하는 '판곤 매직'의 비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제(25일) 말레이시아는 힌두교의 축제인 타이푸삼으로 공휴일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말레이시아는 각 주별로 휴일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주를 근거지로 하는 홈팀이 우승을 하는 경우에도 주지사의 재량으로 공휴일을 선포합니다.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은 우리나라의 김판곤 감독이 이끌고 있는데, 김 감독이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 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훈욱 기자]
▲ 대한민국과 비긴 경기를 대서 특필한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가 후반 추가 시간에 극적으로 동점을 이루자 환호하는 선수들 |
ⓒ 말레이시아 축구협회 |
어제(25일) 말레이시아는 힌두교의 축제인 타이푸삼으로 공휴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출근을 해야 하는 오늘 이른 아침부터 전화로 "어제 축구도 잘 했는데, 휴일인가요?" 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아마 어제 밤 아시안 컵 예선 마지막 한국과 3-3으로 비긴 경기를 말하는 것 같았다. 순간 이긴 것도 아니고 비긴 경기인데 휴일을 언급한 정도인가 하며 다소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문의를 해 보니 어제 아시안 컵 조별 리그 E조 마지막 경기인 대한민국과 말레이시아 경기의 순간 시청률이 무려 90%에 달했다는 자료가 있었습니다.
축구 이겼다고 공휴일 선포하는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알고 있는 정부에서는 아세안 지역의 축구대회에서 국가대표팀이 우승이라도 하게 되면 예고 없이 공휴일을 선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말레이시아는 각 주별로 휴일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주를 근거지로 하는 홈팀이 우승을 하는 경우에도 주지사의 재량으로 공휴일을 선포합니다.
지금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아시안 컵 E조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 나선 말레이시아는 이미 조별 예선탈락이 확정된 팀이었습니다. 그것도 요르단에 0대 4, 바레인에 0대 1로 지며 득점이 없었습니다. 이 결과에서 보듯 실점 5골에 득점이 없는 빈공에 시달린 팀이었습니다. 그런 팀이 FIFA 랭킹 23위인 대한민국을 상대로 역전과 동점을 거듭하며 3골을 넣어 극적 무승부를 이루자 전 국민이 열광했던 것 같습니다.
▲ 교민들이 만든 김판곤 감독 격려휘장 김판곤 감독 격려를 위해 교민들이 만든 휘장 |
ⓒ 말레이시아 상공회의소 |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은 우리나라의 김판곤 감독이 이끌고 있는데, 김 감독이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 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2022년 부임 당시 FIFA랭킹 145위였던 말레이시아 대표팀은 김 감독 부임 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43년 만에 자력으로 아시안 컵 본선에 진출시키는 성과도 거두었는데, 그 결과 현재는 FIFA랭킹이 130위로 상승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전 국민을 열광시킨 인상 깊은 경기는 2023년 11월 북미월드컵 D조 예선이었습니다. 당시 FIFA랭킹 137위였던 말레이시아는 97위인 키르키스스탄을 맞아 후반까지 1-3으로 지고 있었지만 끈질긴 추격으로 4-3 역전승을 이끌었습니다. 이 승리로 전 국민이 밤잠을 자지 못했다는 기사가 날 정도로 환호를 했습니다.
▲ 교민들과 교류하는 김판곤 감독 김판곤 감독은 시간을 내어 말레이시아의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의견을 듣습니다.(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2번 째가 김판곤 감독) |
ⓒ 김훈욱 |
김판곤 감독은 평소에도 교민들과 잘 어울리면서 교류합니다. 그때마다 김 감독은 말레이시아 대표팀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성공이 온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런 교육과 훈련 덕분으로 후반전에 급격히 떨어지던 체력이 보강되어 끝까지 최선을 다 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경기를 자주 접한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중도에 포기하는 자신들의 국민성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최근 허성태 배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장덕수 역을 맡았던 허성태 배우는 김 감독과 외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SNS를 통해 말레이시아 축구팬들이 찾아와 말레이시아 축구팀을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말을 남긴다고 합니다.
이처럼 한 스포츠 지도자의 노력으로 교민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민간교류에도 많은 기여를 하는 것 같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