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빛난 이강인, 안타까운 고군분투…'한국 선수 유일' 아시안컵 3차전 베스트11

김명석 2024. 1. 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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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0183="">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에 앞서 대표팀 이강인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yonhap photo-5030="">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 대표팀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패스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지난 1차전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선정이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한 베스트11 선정이다. 3차전 상대인 말레이시아, 조 최약체를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가 이강인 혼자였다는 뜻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강인은 지난 26일(한국시간) AFC가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공개한 이번 대회 조별리그 3차전 베스트11에 3-4-3 포메이션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지난 1차전에도 베스트11에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과 함께 선정된 바 있는데, 이번엔 홀로 선정됐다.

3차전 활약이 그만큼 인상적이었다는 의미이자, 이강인 외에 빛난 한국 선수는 없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강인은 지난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E조 3차전에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전반 21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헤더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후반 38분엔 왼발 프리킥 득점까지 성공하며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1차전 바레인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멀티 공격 포인트다.

그러나 이강인 외에 3차전 베스트11에 한국 선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최종전 상대가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말레이시아였다는 점, 심지어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로테이션 없이 사실상 최정예를 가동한 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만약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면, 이강인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 역시 자연스레 베스트11에 오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가 없었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실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5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 말레이시아전에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핵심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말레이시아는 130위로 격차가 컸다. 무엇보다 한국은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 등 7명의 선수가 ‘경고 트러블’에 걸린 상황이었다. 16강 한일전 가능성이 컸던 만큼 말레이시아전 휴식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어김없이 플랜A를 가동했다.

결과는 처참한 3-3 무승부였다. 객관적인 전력 차의 우위, 사실상 베스트 라인업의 가동에도 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와 난타전을 벌였다. 이강인의 어시스트에 이은 정우영의 선제골로 전반 21분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6분과 17분 연속골을 실점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나마 이강인이 후반 38분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내는 프리킥골을 터뜨린 데 이어 추가시간 손흥민의 페널티킥 역전골까지 터졌지만, 추가시간 15분 상대 역습에 수비가 와르르 무너지며 통한의 동점골까지 실점했다.

<yonhap photo-5456="">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 후반전. 대표팀 이강인이 동점 프리킥을 차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 베스트11. 사진=AFC

선수들 개개인의 경기력도 아쉬웠지만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에 물음표가 더욱 진하게 남는 경기이기도 했다. 텅 빈 중원에 크게 벌어진 공·수 간격은 경기 내내 아쉬운 경기력으로 이어졌고, 이렇다 할 공격 전술도 보이지 않아 애를 먹었다. 코너킥과 프리킥, 페널티킥 등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필드골이 단 한 골도 없었다는 건 그만큼 공격적인 전술과 전략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나마 이강인이 날카로운 왼발을 앞세워 한국의 3골 중 2골에 관여했지만, AFC는 이강인 외에 빛난 한국 선수들은 찾지 못했다. 3실점으로 무너진 수비는 물론 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필드골조차 만들어내진 공격진 등 결과를 돌아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더구나 이번 대회 조별리그 1~3차전을 걸쳐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이강인과 황인범 단 2명뿐이고, 이 중에서도 이강인만 홀로 두 차례 선정되는 데 그쳤을 뿐 다른 선수들의 존재감은 미미한 상황. 그야말로 이강인의 안타까운 고군분투다.

한편 AFC는 한국을 상대로 골을 넣은 말레이시아의 파이살 할림을 비롯해 대회 득점 선두 아이만 후세인(이라크·5골) 우에다 아야세(일본)를 3차전 베스트11 공격진으로 선정했다. 이강인과 함께 파르비존 우마르바예프(타지키스탄) 메흐디 타레미(이란) 알리 자심(이라크)이 미드필더로 이름을 올렸다. 팔레스타인 주장 무사브 알바타트를 비롯해 압둘라 알카이바리(사우디아라비아) 파루흐 사이피예프(우즈베키스탄)가 수비로, 사라논 아누인(태국)이 골키퍼로 각각 선정됐다.

말레이시아전 3-3 무승부로 조별리그 E조 2위에 머무른 한국은 오는 31일 오전 1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에서 격돌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리그 F조에서 오만과 키르기스스탄을 각각 2-1, 2-0으로 연파한 뒤 태국과 득점 없이 비겼다. FIFA 랭킹은 56위로 한국보다 낮고, 역대 전적은 5승 8무 5패로 팽팽하다. 지난해 9월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평가전에선 한국이 조규성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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