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 시대' 마무리하는 리버풀…알론소·데제르비·나겔스만 등 후임 물망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난다. 현지 매체에서는 벌써부터 여러 유망한 감독들을 후임으로 예상했다.
클롭 감독이 리버풀과 이별을 공식화했다.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클롭 감독이 2023-2024시즌이 마무리되면 감독직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구단주에게 알렸다"고 발표했다. 펩 레인더스 수석코치를 비롯한 클롭 사단도 모두 팀을 떠난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과 인터뷰를 통해 "이 구단의 모든 걸 사랑하고, 이 도시의 모든 걸 사랑하고, 팬들의 모든 걸 사랑하고, 팀 직원들의 모든 걸 사랑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 결정을 내려야한다고 확신한다. 나는 지금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언젠가는 이별을 발표해야 한다는 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미 11월에 구단에 말했다"며 자신이 오래 전부터 리버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리버풀이고, 더 어려운 일들도 함께 겪었다. 팬들은 나보다 먼저 힘든 일들을 경험했다. 함께 힘을 내보자. 그건 분명 멋진 일일 것이다. 남은 시즌 모든 걸 짜내고 미래를 돌아볼 때 또 다른 웃을 일을 만들어보자"며 이번 시즌까지 최선을 다해 리버풀에 영광의 순간을 선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시대가 끝났다. 2015년 10월 위기를 겪던 리버풀에 부임한 클롭 감독은 차근차근 팀을 쇄신해나갔고, 특유의 리빌딩 능력을 발휘하며 몰락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던 리버풀을 다시금 우승 경쟁자 반열에 올려놨다.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잉글랜드 FA컵 등 가능한 모든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버풀을 뒤바꿔놓은 감독이 퇴장하면서 후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지 매체에서는 벌써부터 최근 주목받는 젊은 명장들을 후보군에 올렸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건 단연 샤비 알론소 감독이다. 알론소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바이어04레버쿠젠에 부임해 단숨에 레버쿠젠을 환상적인 팀으로 변모시켰다. 올 시즌에는 모든 대회 무패(24승 3무)를 기록하며 바이에른뮌헨을 밀어내고 독일 분데스리가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알론소 감독은 선수 시절 리버풀에서 뛴 적이 있어 리버풀을 잘 알고, 어려운 팀 분위기를 쇄신한 경험이 있는 만큼 매력적이다. 일부 매체에서는 알론소 감독이 리버풀, 레알마드리드, 바이에른뮌헨의 제안을 받을 경우 감독 의사를 존중하는 신사협정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우선 알론소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리버풀 부임설을 부정했다.
로베르토 데제르비 감독도 있다. 데제르비 감독은 사수올로 시절부터 중위권 팀으로 선진 축구를 구사해 이름을 알렸고,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에서도 독특한 빌드업 축구로 호평받으며 팀을 최초로 UEFA 유로파리그에 올려놓았다.
데제르비 감독은 PL 적응이 필요없다는 점과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내는 데 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지도자다. 알론소 감독처럼 젊다는 면에서도 리버풀을 장기적으로 이끌 수 있는 잠재적인 후보 중 하나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도 거론되고 있다. 28세에 감독직에 부임해 훈련에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도입하고 유연한 전술 변화를 보여주며 혁신적인 감독이자 미래를 이끌 명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아왔다. 비록 바이에른뮌헨에서 불명예스러운 경질을 당했지만 독일 대표팀에서 유로 2024를 맡길 만큼 능력은 검증됐다.
클롭 감독과 같은 독일 출신으로 앞날이 창창하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유로 2024가 끝난 뒤 독일 대표팀에서 물러날 수도 있는 만큼 앞선 두 후보와 달리 클롭 감독이 떠나고 큰 무리 없이 영입할 수 있는 지도자기도 하다.
리버풀 그 자체였던 스티븐 제라드 감독도 하마평에 올랐으나 사우디 알에티파크에서도 부진한 현재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밖에 미첼, 루이스 엔리케, 엔지 포스테코글루, 디에고 시메오네, 지네딘 지단, 시모네 인자기, 우나이 에메리, 토마스 프랭크 등 현지 매체는 조금이라도 이름을 날렸던 감독들을 모두 리버풀과 연결시키고 있다.
클롭 감독은 후임 선정에 관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떠나면서 구단에 있는 자신의 색채를 철저하게 지우고자 한다. 리버풀은 아직 클롭 감독을 뒤이을 후임을 결정하지 않았고, 후보 목록 또한 새 스포츠 디렉터를 선임할 때까지 만들지 않을 예정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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