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롤모델이란 말 부담…각자의 인생 살고, 각자의 연기 해야죠”

임세정 2024. 1. 2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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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자기 인생을 살아야지, 다른 사람과 비슷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내게도 롤모델이 없었고, 후배들에게도 없기를 바래요. 윤여정은 윤여정의 연기를 하고, 그분들은 그분들의 연기를 해야죠."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26일 만난 배우 윤여정은 자신이 후배 연기자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데 대한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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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수상 이후 첫 국내작 ‘도그데이즈’
다음 달 7일 개봉…유명 건축가 조민서 역
영화 '도그데이즈' 스틸사진. CJ ENM 제공

“각자 자기 인생을 살아야지, 다른 사람과 비슷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내게도 롤모델이 없었고, 후배들에게도 없기를 바래요. 윤여정은 윤여정의 연기를 하고, 그분들은 그분들의 연기를 해야죠.”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26일 만난 배우 윤여정은 자신이 후배 연기자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데 대한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윤여정은 “부담스럽다. 그분들이 내 실체를 몰라서 그런다”며 두 손을 내저었다.

배우 윤여정. CJ ENM 제공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도그데이즈’는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의 국내 복귀작이다. 반려견을 통해 연결되면서 변화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옴니버스 영화다. 영화에서 윤여정은 은퇴한 후 반려견 완다와 생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를 연기했다.

윤여정은 “지난해 6월까지 ‘파친코’ 촬영을 한 뒤 건강검진도 하면서 작정하고 많이 쉬었다. 이 나이에 해외를 오가며 촬영하는 건 체력적으로 정말 힘든 일”이라며 “김덕민 감독과 오래 전에 만나서 전우애 같은 게 있다. 김 감독이 19년이나 조연출 생활을 해서 가슴이 아팠고 입봉작에 무조건 참여하겠다고 결심했었다”고 영화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특히 우리 나이에 시나리오도 좋고 감독도 좋고 다 마음에 드는 제안이 오는 경우는 없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데가 어디 있겠느냐”며 “이번 영화는 김 감독과의 의리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아카데미상 수상 이후 이전보다 들어오는 대본이 많아졌다며 심란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인생을 많이 산 사람으로서 씁쓸했다. 배우로서 쭉 활동하던 사람인데 그 상을 탔다는 이유로 주인공 역을 제안하는 건가 싶었다”며 “오래 연기했지만 이렇게 스타 대접을 받진 못했었다. 현장에선 미묘한 일들이 많다”고 했다.

영화 속 민서에게 완다가 있듯 배우 윤여정에게 위안이 되는 존재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좋은 친구들과 와인 마시며 부담없이 수다 떨 때 즐겁다”면서도 “늙을수록 외로워야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면 실망하기 마련이다. 외로움도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난 워낙 혼자있는 걸 좋아해서 외로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1966년 데뷔 이후 6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아직도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을까. 윤여정은 “새로운 역할보단 어떻게 다르게 연기할 것인지를 주로 연구한다. 주위에 재능이나 미모 등을 타고난 사람들이 많지만 난 타고난 게 없다는 사실을 일찍 깨달았다”며 “지름길은 없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아카데미상을 받은 건 불가사의한 일이었다”며 웃었다.

영화 '도그데이즈' 스틸사진. CJ ENM 제공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현장에서 버티기 위해 윤여정은 체력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는 10년 전부터 주 2~3회씩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한다. 윤여정은 “나같이 열심히 하는 사람은 없다고 우등생 소리를 듣는다. 내가 성실한 편이라 남이 성실하지 않은 꼴을 못 본다”면서 “배우의 일은 육체 노동인데, 현장에서 내게 경로우대를 해 줄 수는 없다. 평소에 잘 쉬고 운동하며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도록 잘 유지한다”고 말했다.

윤여정에게 연기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배우로서 특별한 목표를 가지지 않는다. 오래 하니까 일상이 됐다”며 “책에서 ‘자기 일을 하다가 죽는 게 가장 행복한 죽음’이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며 “무대에서 죽겠다’는 극적인 말을 하는 성격은 못되지만, 인간에겐 일상을 이어가는 게 중요한 거 같다”고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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