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무릎·팔꿈치 뒤덮은 ‘하얀 각질’… ‘이 질환’ 치료해야
◇T세포 비정상적으로 활성화… 각질 유발
건선의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면역학적 요인이 발병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건선 환자에서 나타나는 면역 이상은 면역 저하보다는 피부의 면역력이 과도하게 증강돼 있는 ‘면역 불균형’에 가깝다. 건선 환자는 피부 면역 세포들의 상호작용에 이상이 생겨 면역세포인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있는데, 이렇게 활성화된 T세포가 피부를 두껍게 만들고 각질을 많이 만드는 역할을 한다.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피부 면역 세포들을 정교하고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진 위에 각질 쌓여… 심하면 전신 덮기도
건선이 있으면 정상 피부와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되며 은백색 각질이 붙어있는 홍반성 병변이 생긴다. 붉은 발진 위에 하얀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형태다. 얼굴을 비롯해 전신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두피, 팔꿈치, 무릎, 엉덩이 등 자극을 자주 받는 부위에 잘 발생한다. 심해지면 발진이 주위 발진들과 뭉치거나 그 자체로 커질 수 있고, 많이 퍼지는 경우에는 전신 모든 피부가 발진으로 덮이기도 한다.
◇바르는 약, 광선치료 등 치료법 다양
건선은 피부 발진 모양, 발생 부위, 병력 등을 바탕으로 진단할 수 있다. 조직 검사를 시행해 확진하는 경우도 있다. 조직 검사는 건선 확진뿐 아니라 다른 피부병과 감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병원에서는 바르는 약과 광선치료, 먹는 약물 등 다양한 방법으로 건선을 치료한다. 치료법은 환자 상태, 기대되는 치료 효과 정도, 부작용 가능성,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한다. 경증 건선 환자는 바르는 약만으로도 병변을 조절할 수 있지만, 일시적으로 악화됐거나 심한 병변을 가진 환자들은 광선치료나 먹는 약을 사용해야 한다. 이 같은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생물학제제로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생물학제제는 건선과 관련된 면역 이상을 더욱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초기부터 관리… 보습제 필수
건선은 병변이 없거나 경미할 때부터 주의 깊게 관리해야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잘 조절된 건선도 치료 중단을 비롯한 여러 외부 요인에 의해 재발·악화된다. 건조한 피부는 건선을 악화시키므로 평소 보습제도 잘 발라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보습제를 더욱 철저하게 바르고 건조하지 않도록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목욕을 너무 오래, 자주 하면 피부가 건조해져 건선이 악화되기 쉽기 때문에 올바른 목욕습관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불필요한 자극, 스트레스, 흡연, 음주 피해야
불필요한 자극 또한 피해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거나 지속적인 자극을 받으면 건선이 쉽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각질을 억지로 떼거나, 때를 미는 행위, 피부를 심하게 긁는 행위 등을 삼가고, 꽉 끼는 옷과 장신구도 피하는 것이 좋다. 다칠 수 있는 과격한 운동은 가급적 하지 말고, 하게 된다면 반드시 보호장비를 착용하도록 한다.
스트레스 관리, 운동, 금연·금주도 필수다. 스트레스는 각종 호르몬과 자율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줘 신체의 정상적인 균형 상태를 무너뜨린다. 실제 많은 건선 환자들이 심한 스트레스 후 건선이 새로 발병·악화되는 현상을 경험한다. 흡연자의 건선 위험도는 비흡연자의 약 1.5~2배로 알려져 있으며, 건선의 증상도 더 심한 경향이 있다. 담배를 피우면 건선 치료 효과도 줄어들 수 있다. 음주는 면역체계를 교란하며 건선 치료 약물의 부작용을 증가시킨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조성진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 관리를 통해 적절한 체중,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건선 관리에 도움이 된다”며 “건선 치료에 효과가 증명된 특별한 음식은 없으나, 좋은 식사의 기본 원칙은 적절한 열량의 균형 잡힌 식단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건선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꾸준함과 끈기가 필요하다”며 “적절한 치료와 함께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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