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면? 좀 이상해"…'16강 상대' 사우디 감독도 황당한 '클린스만 웃음' [아시안컵]

김정현 기자 2024. 1. 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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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동점 허용 직후 웃음은 그 누가 봐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16강 상대인 사우디아바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아랍 언론 미들이스트는 26일(한국시간)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클린스만 감독의 3-3 극장 동점골 허용 직후 웃는 모습에 자신도 황당해 웃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같은 날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얻은 사우디는 조 1위(2승 1무 승점 7)를 수성했다. 태국이 2위(1승 2무 승점 5)로 두 대회 연속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2021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20에서 조국 이탈리아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만치니는 지난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4년간 연봉 430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받기로 하고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곧장 이동했다. 현재 대표팀과 클럽을 통틀어 세계 축구 감독 중 연봉 1위다.

그런 만치니 감독 입장에서 한국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영국 뉴캐슬에서 치른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조규성에 결승포를 얻어 맞고 0-1로 진 적이 있어 사우디 입장에선 한국전이 까다로울 수 있다. 사우디는 2007년 이후 3개 대회 연속 8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는 중이다.

만치니 감독은 태국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전을 당연히 언급했다. 그는 "(다음에 만날 상대인)한국전에 대한 예감이 좋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매우 좋은 팀이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전부 유럽에서 뛰고 있다. 우리(사우디 대표팀)와는 다르다"며 한국을 치켜세운 뒤 "그러나 고작 축구 한 경기일 뿐이다. 90분 사이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상위 라운드 진출을 원한다면 언젠가 강팀과의 승부를 치러야만 한다"며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그런 강팀을 이겨야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또한 "한국을 상대하는 것이 매우 어렵겠지만 우리 또한 그들에게 어려운 경기를 선보이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만치니는 이어 한국의 클린스만 감독이 말레이시아전에서 동점을 허용한 뒤 웃음을 지은 장면에 대해 질문을 받자, "난 그가 웃는 장면을 지금 봤고 나도 웃긴다. 이상하다. 하지만 축구에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 25일 카타르 알 와크라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최종전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21분 정우영의 헤더로 선제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득점 이후 전반전에 말레이시아의 수비진을 뚫지 못하며 어려워했다. 

후반 들어 말레이시아의 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6분 파이살 할림이 동점 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17분 아리프 아이만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파상 공세를 펼쳤고 후반 추가시간 49분 손흥민이 페널티킥으로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이 12분이 주어졌지만, 페널티킥 과정에서 나온 VAR 판독 시간으로 추가시간이 더 길게 주어졌다. 

결국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60분, 상대 로멜 모랄레스에게 극장 동점 골을 허용하며 승점 1점 확보에 그쳤다. 이미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한 말레이시아에게 덜미를 잡힌 샘이다. 

조 1위를 예상했던 한국은 말레이시아에게 발목을 잡히며 조 2위(1승 2무 승점 5)에 머물렀다. 동시간대 열린 경기에서 요르단을 잡은 바레인이 조 1위(2승 1패 승점 6), 요르단이 3위(1승 1무 1패 승점 4)를 차지해 세 팀이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경기력은 끔찍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6실점으로 역대 출전한 아시안컵 중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득점도 말레이시아(8골)보다 적은 6골이었다. 사실상 공격 앞으로만 외치다 수비진에게 리스크를 모두 떠안겨 버린 전술이었다. 

'자유 축구'를 천명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단이 전방압박에 자유롭지 못하자 당황했고 벤치에 앉아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후반 추가시간 3-2로 역전하자 클린스만 감독은 옅은 미소를 띄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결국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고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웃음을 지으며 축구 팬들을 당황하게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클린스만은 "상당히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상당히 화가 나고 불만스럽지만 페널티킥 판정이나 황인범에 대한 반칙 등 3실점 중 2골은 아쉬운 판정도 있었다. 골 점유율도 85%였던 거 같은데 이런 경기에서 아무리 앞서 있다 해도 추가골이 나오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걸 배운 거 같다. 역습에 대해선 진지한 대회를 나눠야 할 거 같다"라며 낙관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두 팀의 16강 맞대결은 오는 31일 오전 1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국은 사우디와 역대 전적 18경기 5승 8무 5패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안컵 무대에선 역대 4번 만나 3무 1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가장 높은 레벨에서 만난 건 지난 1988 카타르 대회 결승전으로 당시 득점 없이 승부차기에 돌입해 3-4로 패했다. 2000 레바논 대회에선 준결승 무대에서 만나 0-2로 뒤진 후반 45분 이동국이 만회 골을 넣었지만, 1-2로 패했다. 

가장 최근 아시안컵 맞대결은 2007 동남아시아 4개국(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대회로 조별리그에서 1-1로 비겼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지난해 9월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열린 친선 경기로 조규성이 결승 골을 넣어 1-0으로 승리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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