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현진 습격' 중학생, 폐쇄병동 입원한 채로 재판 받을 수 있다"
습격범 입원 병원에 경호인력들만 병원 출입구 배회…특별한 움직임 없어
법조계 "사회적으로 큰 이슈 된 경우에는…지자체장에 의한 입원 연장 가능"
"계획범죄 가능성 높아…손해배상 청구한다면 습격범 학부모가 배상해야"
서울 강남에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41·서울 송파을)을 습격한 중학생이 서울 모처의 폐쇄병동에 입원 조처됐다. 강제 입원의 경우 72시간이 넘어가게 되면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번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고, 경찰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견만 있다면 서울특별자치시장 권한으로 입원을 연장할 수 있기에 이 중학생이 폐쇄병동에 입원한 채로 수사와 공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배 의원을 습격해 현장에서 체포된 중학생 A군을 보호자 입회하에 조사한 뒤 이날 새벽 응급입원 조처했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자·타해 위험이 있어 사정이 급박한 경우 정신의료 기관에 3일 이내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점과 현재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했다"며 "향후 범행동기 등을 면밀히 조사하는 등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데일리안 취재진은 A군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했다. 복수의 경호 인력이 병원 출입구를 배회하며 다소 삼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병원에서는 A군이 이 곳에 입원했다는 소식에 취재진 등 사람들이 몰릴까 몹시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다만 병원에 진료를 받기 위해 방문한 환자들 외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김태룡 변호사(법률사무소 태룡)는 "정신건강보건법에서는 자의 입원(41조), 동의입원(42조),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43조), 특별자치시장과 같은 지자체장에 의한 입원(44조) 등 네 개 요건에 따라 입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 즉 72시간이 지난 후 계속 입원을 시킬 수 있는 요건을 부모 동의만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며 "배 의원 사안처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경우엔 44조에 의거해 A군의 입원을 연장시킬 수 있다. 물론 A군이 해당 요건을 충족 하고 있는지에 대해 경찰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의견 및 소견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배 의원이 피습된 영상 자체만 놓고 봤을 때는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A군이 '배현진 국회의원입니까'라고 묻는 등 신원을 확인한 후 범행을 저질렀고, 폭행 도구도 들고 있었기에 우발적 주장에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라며 "민법에서는 명시적으로 미성년자의 불법 행위 책임을 보호자가 지도록 하고 있다. 그렇기에 배 의원이 A군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학부모가 손해배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건일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폐쇄 병동에 입원한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더라도 변호인 접견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구치소 접견도 법적으론 제한이 없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치료를 받으며 접견을 진행해야 하기에 접견 시간에 제한을 둘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A군이 경찰에 체포되면서 '나는 촉법소년이다'라고 했는데, 불리한 정상으로 반영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판결 기준으로 피고인의 나이를 판가름하기에 재판이 길어져서 촉법소년 나이에 벗어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며 "폐쇄 병동에 입원할 정도라면 A군이 평소에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법 당국에서 정신 질환자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배 의원은 전날 오후 5시 2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입구에서 달려든 A군으로부터 돌덩이로 여러 차례 머리를 공격당했다.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배 의원은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 응급 처치를 받았으며 현재는 입원 후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시민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특수폭행 혐의로 A군을 검거해 경찰서로 연행했다. 배 의원의 상해가 병원에서 확인된 만큼 A군에게는 특수상해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배 의원실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과 보좌진 등에 따르면 A군은 배 의원에게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어 신원을 확인한 뒤 오른손에 쥔 돌덩이로 배 의원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배 의원이 머리를 감싸 쥐며 주저 앉았지만, 범인은 시민들이 말릴 때까지 바닥에 쓰러진 배 의원의 머리를 10여 초간 15차례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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