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옥순, ‘MBTI’ 과도 집착 화제… 이런 현상 왜 생길까? [별별심리]

임민영 기자 2024. 1. 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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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BS Plus, ENA 예능 ‘나는 솔로(SOLO)’에 출연한 옥순이 MBTI에 과몰입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사진=‘나는 솔로(SOLO)’ 캡처
최근 SBS Plus, ENA 예능 ‘나는 솔로(SOLO)’에 출연한 옥순이 MBTI에 과몰입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너 T야?’ 같은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MBTI는 일상에서 많이 활용된다. MBTI에 과몰입하고 연연해하는 현상이 괜찮은지 알아봤다.

◇자신에 대한 관심이 MBTI 유행으로
MBTI는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만든 성격 유형 검사 도구다. 융의 심리 유형론에서는 인간의 심리를 태도와 기능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MBTI 역시 ‘태도 지표’와 ‘기능 지표’를 통해 개인의 성격 유형을 나눈다. 정신적 에너지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E·I(외향성·내향성)’와 판단기능을 보여주는 ‘F·J(판단·인식)’는 태도 지표에 들어간다. 인식 기능과 생활양식을 뜻하는 ‘S·N(감각·직관)’과 ‘T·F(사고·감정)’는 기능 지표로 구분된다. 피검사자는 MBTI 검사를 통해 각 문항에 대한 자신의 선호를 밝힌다. 검사를 완료하면 4가지 지표를 조합해 알파벳 4글자로 성격 유형 16가지 중 하나가 나온다. MBTI는 1990년대 초반에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MBTI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 잘 아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검사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니까 즐겨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금주 교수는 “게다가 쉽고 간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즉각적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니 더 사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바넘 효과로 MBTI 믿어
MBTI를 신뢰하는 현상은 ‘바넘 효과’일 뿐이다. 바넘 효과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진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을 말한다. 1949년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격 검사를 하고, 결과지를 나눠주며 자신의 성격과 일치하는지 물었다. 참여자 중 98%는 검사 결과가 자신의 성격을 잘 묘사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당시 참여자들이 받은 결과지는 모두 같은 내용이었다.

국내에 MBTI 열풍이 불기 전에는 혈액형에 따라 성격을 나눴다. 곽금주 교수는 “4등분이냐, 16등분이냐의 차이일 뿐”이라며 “유형만 나눌 것이라 어느 정도 다 맞는 말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혈액형, MBTI 모두 “당신은 타인의 말에 쉽게 상처받는다” 같은 말로 성격을 풀이하고는 한다. 이는 보편적으로 가진 성향인데, 자신에게 일치해 혈액형이나 MBTI를 믿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한계 설정할 위험 있어
MBTI 검사가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대략적인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일 뿐이다. 곽금주 교수는 “과용이 문제”라며 “잘 맞는 사람을 찾거나 평가를 진행할 때 한 척도로 쓰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MBTI에 집착하다 보면 자신을 MBTI의 틀에 가둘 위험이 있다. 곽금주 교수는 “특정 유형이 나오면 그 유형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간은 적응을 하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바뀔 수 있는데, MBTI에 몰입하다 보면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MBTI에 집착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곽금주 교수는 “자존감을 채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MBTI 검사를 자주 하고, 이를 신뢰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규정짓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곽금주 교수는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MBTI에 의존하는 걸 피할 수 있다”며 “검사 결과가 바뀌어도 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오픈 마인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MBTI에 대한 집착이나 과몰입을 완화할 수 없다면 여러 검사를 통해 폭넓게 자신을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곽금주 교수는 “검사는 약이 되도록 써야 한다”며 “독이 되도록 쓰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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