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의 포지션 변경 선언 "라이트백 내가 할게…어차피 지금도 수비형 MF로 뛰고 있다"

이태승 기자 2024. 1. 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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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수비진 줄부상에 신음하는 김민재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새로운 오른쪽 수비수를 내보낼 수도 있다. 물론 농담 같은 얘기지만 팀의 주포 해리 케인이 그 자리를 맡겠다고 나섰다.

독일 축구와 뮌헨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바바리안 풋볼 네트워크스'는 26일(한국시간) "해리 케인이 뮌헨 새 오른쪽 수비수로 뛸 수도 있다"고 했다.

뮌헨은 지난 25일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하위권 팀 우니온 베를린을 만나 1-0 진땀승을 거뒀다. 그 와중 팀의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할 수 있는 콘라트 라이머와 요주아 키미히가 6주 정도 회복해야 하는 부상, 일주일간 팀에서 이탈해야 하는 부상을 각각 입어 해당 포지션 수비수가 전멸한 상황이다. 건강한 오른쪽 수비수가 누사이르 마즈라위 뿐인데 그는 모로코 대표팀에 소집돼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 중이다.

센터백 김민재도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16강 진출로 당분간 돌아오지 않는 뮌헨 입장에선 오른쪽 수비수 문제가 터졌다고 볼 수 있다.


키미히가 완전 복귀에 일주일 정도 걸린다는 가정 아래 뮌헨이 치러야 하는 경기는 27일 열릴 10위 아우크스부르크전, 내달 3일 12위에 올라있는 보루시아 뮌헨글라트바흐전이다. 혹시 부상이 장기화된다면 11일 열리는 1위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레버쿠젠이 올시즌 유럽 5대리그(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서 유일한 리그 무패팀이기 때문에 리그 우승을 노리는 뮌헨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팀이다. 현재 두 팀의 승점 격차는 4점이다.

이러한 상황에 케인이 발벗고 나서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바바리안 풋볼 네트워크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수비수로 뛰는 것을 꿈꿨다"고 전했다. 이어 "(부상당한) 요주아와 콘라트는 편히 쉬어라. 내가 뛰겠다"며 농담까지 던졌다.


그는 수비수를 맡고 싶다는 열망이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던 시절부터 생겼다고 전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뛰던 당시 조세 무리뉴 감독에게서 수비에 가담하는 방법을 배웠다"며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내가 최고의 수비수라고 칭찬했다. 어차피 매경기 하프라인 뒤에 서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그가 지휘하던 당시 선수들은 모두 수비수였을 지도 모른다"고 했다.

무리뉴와 콘테는 토트넘 시절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지향했다. 중앙 수비수 3명과 더불어 중원에서의 견고함을 강화한 후 역습하는 축구로 다른 팀과의 체급 차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따라서 팀의 대표 공격수 해리 케인도 수비에 가담하며 전방 압박을 이끌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술은 실패로 끝났다.

콘테는 지난 2022-2023시즌 역대 최악의 졸전을 거듭하며 리그에서만 63골이나 허용해 수비지향적 전술이 무색한 경기력을 보였다. 결국 토트넘은 리그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 2008-2009시즌 이후 13시즌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진출이 좌절되는 수모도 겪었다. 팀의 부진에 지친 케인이 트로피를 획득하기 위해 뮌헨으로 이적한 것도 2022-2023시즌이 끝난 후였다.



또한 케인은 만약 본인이 수비수로 내려간다면 공격수는 누가 맡겠느냐는 질문에 현재 뮌헨의 토마스 투헬 감독을 '저격'하듯 "스트라이커? 지난 몇 주간 스트라이커로 뛴 적이 없다"며 "감독은 내가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말한다. 이는 모든 선수가 아는 거다"고 전했다.

투헬 또한 콘테, 무리뉴와 마찬가지로 공격수의 수비 가담을 중시한다. 중원에서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의 공을 탈취하는 데에 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격까지 시도한다.

그러나 최근 뮌헨의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듯 이러한 전술은 팀 체력에 많은 부담을 준다. 활동량이 받쳐주지 못하는 선수들은 부상을 입기 쉬워 장기적인 리그 레이스에서는 효과가 미미해지고 있다.

한편 케인은 무리뉴에 관해 이야기하며 "그가 어디서 뭘 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매체가 최근 이탈리아 AS로마서 무리뉴가 경질됐다는 사실을 알리자 이를 몰랐던 듯 생각에 잠겼다고 전해졌다. 그는 "무리뉴에게 전화를 해봐야겠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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