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금융권 '꼼수 돈 잔치' 막는다…'클로백'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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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11월부터 상장 기업이 재무제표를 잘못 기재할 경우, 임직원이 받아 간 성과급을 환수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대신 이연성과급을 조정하는 '말러스(Malus) 방식'을 강화해 임직원이 금융회사에 손실을 초래했거나 재무제표 오류를 범했을 경우 이연된 미지급 성과보수를 삭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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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11월부터 상장 기업이 재무제표를 잘못 기재할 경우, 임직원이 받아 간 성과급을 환수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경영진이 재무 실적을 부풀려 일시적으로 주가를 띄우거나 '성과급 잔치'를 벌인 뒤 이후 재무제표를 수정하는 행위를 막으려는 취지다.
이처럼 회사에 손실을 입히거나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임직원의 성과급을 삭감 또는 취소할 수 있도록 제도를 '클로백(Clawback)'이라고 한다. 클로백은 발톱으로 긁어 회수한다는 뜻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 유럽의 금융회사들이 도입하기 시작해 현재는 모건스탠리나 JP모건, 크레디트스위스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직원 채용 때 이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하고 있다.
미국에선 2011년 벌어진 한 사건으로 인해 클로백 제도가 확산했다. 당시 모건스탠리의 한 임원이 연말 파티에서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택시요금을 놓고 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다 가방에서 펜나이프를 꺼내 기사를 위협하며 싸움을 했다. 그는 이로 인해 법정에 서게 됐지만 결국 무죄를 받았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그가 사규 행동강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무죄 선고 직전 그를 해고했다.
이후 그는 모건스탠리 재직 기간 동안 쌓아놓은 500만달러(당시 기준 약 67억원)의 이연성과급을 놓고 회사 측과 다퉜다. 모건스탠리는 직원이 비윤리적인 행동을 할 경우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다는 클로백 조항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미국 제조업의 90% 정도가 이 제로를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도 클로백과 비슷한 규정이 있긴 하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제9조 3항)에는 "이연지급 기간 중 담당 업무와 관련해 금융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연지급 예정인 성과보수를 실현된 손실 규모를 반영해 재산정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금융사가 이 조항을 내부 규범에 반영하지 않고 있고, 규정이 있더라도 실제로 이행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시중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거액의 성과급 잔치를 할 때도 비판이 거세지면서 클로백이 다시 조명됐지만 제도 도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대신 이연성과급을 조정하는 '말러스(Malus) 방식'을 강화해 임직원이 금융회사에 손실을 초래했거나 재무제표 오류를 범했을 경우 이연된 미지급 성과보수를 삭감하기로 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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