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뀌는 카카오페이證, 만년 적자 꼬리표 떼나

서진주 2024. 1. 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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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효 대표 사임…새 대표 3월 주총서 선임
실적 악화에 부담…흑자 전환 시점 불투명
수익성 개선 절실…서비스·전략 차별화 필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페이증권이 대표이사 교체로 회사 출범 이래 지속되고 있는 만년 적자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서 등장하게 될 새 대표가 실적 반등의 성과를 일궈낼 지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대표가 사임하면서 향후 새로 선임될 차기 수장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2020년 출범 이후 매년 손실 폭이 2배씩 급증하고 있는 회사의 실적 반등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승효 대표가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을 표명한 사실이 25일 알려졌다. 회사 측은 내달 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 공백 기간을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차기 대표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김대홍 대표와 공동 대표직을 수행해오던 중 지난해 2월 단독 대표로 전환돼 홀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이번 사임으로 오는 3월 말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사임을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업황 부진의 여파로 증권사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점에 비춰 볼 때 의아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카카오 그룹사의 입김이 작용한 경질성 인사가 아닌, 이 대표가 장기간 고민한 끝에 결정한 의사로 안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사임 배경으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적자 폭이 매년 커지는 점이 거론된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증권은 모회사 카카오페이의 플랫폼 영향력을 기반으로 꾸준히 사업 외형을 넓혀왔으나 출범 첫 해인 2020년 6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뒤 이듬해인 2021년에도 17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특히 이 대표가 취임한 2022년 순손실은 480억원으로 손실 폭이 전년대비 182%나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손실도 373억원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165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대표가 실적에 대한 중압감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모회사인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되면서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영 전략 수립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점도 사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시버트를 발판 삼아 해외주식 거래 등에서 성장 동력 마련·적자 폭 감소를 계획했으나 인수 무산과 함께 제동이 걸리게 되면서다.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이로 인한 여파로 카카오페이증권의 흑자전환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수익성 개선과 사업 다각화 대응이 타 증권사 대비 절실한 과제로 대두된 상태로 차기 대표는 과제 해결에 더욱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주식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회사의 돌파구 마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 증권사들이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및 운용 전략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카카오페이증권만의 특색 있는 전략이 포착되지 않고 있어 단순한 수장 교체 만으로는 별다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의 성장 동력으로 기대됐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지난 2022년 3분기 급등한 이후 유의미한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거래 대금 증가로 국내 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수료 수익 성장을 개선했지만 점유율은 아직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 예탁금과 거래 대금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카오페이증권의 흑자 전환 가능성이 여전히 요원한 상황에서 점유율 확대 여부가 흑자 전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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