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밥솥 없어요" 한국인 밥심도 옛말…하루 1.5공기만 먹는다
정진호 2024. 1. 26. 15:48
1인당 쌀 소비량이 역대 최저로 줄었다. 쌀 대신 육류나 빵으로 대체하는 식의 식습관 변화가 이어진 데다 밥솥 없이 즉석밥을 이용하는 가계가 늘어났다는 풀이가 나온다. 엔데믹 영향으로 주류 소비가 늘면서 술을 만들기 위한 주정 제조는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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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kg으로 전년(56.7kg)보다 0.3kg(0.6%) 줄었다. 2019년 처음으로 60kg 아래로 떨어진 이후 매년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우고 있다. 1993년(110.2kg)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30년 사이 쌀 소비량이 반 토막 났다.
30년 새 반 토막 난 쌀 소비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kg으로 전년(56.7kg)보다 0.3kg(0.6%) 줄었다. 2019년 처음으로 60kg 아래로 떨어진 이후 매년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우고 있다. 1993년(110.2kg)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30년 사이 쌀 소비량이 반 토막 났다.
지난해 연간 쌀 소비량을 하루로 환산하면 1인당 154.6g을 먹은 꼴이다. 밥 한 공기가 쌀 100g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겨우 ‘한 공기 반’을 먹는 데 그쳤다. 이는 쌀 형태로 집에서 밥을 지어 먹는 게 전제다. 즉석밥이나 외식을 통해 사 먹는 밥은 가계 쌀 소비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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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결혼한 장진영(30)씨는 신혼 1년여가 돼가는 지금까지도 밥솥을 사지 않았다. 집에서 밥을 먹는 일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필요할 때마다 햇반 등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먹기로 남편과 합의했다. 장씨는 “밥솥으로 1~2인분만 하기 어려워 구매하지 않았다”며 “나중에 아이가 생길 때까진 즉석밥을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혼도 밥솥 대신 햇반
지난해 3월 결혼한 장진영(30)씨는 신혼 1년여가 돼가는 지금까지도 밥솥을 사지 않았다. 집에서 밥을 먹는 일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필요할 때마다 햇반 등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먹기로 남편과 합의했다. 장씨는 “밥솥으로 1~2인분만 하기 어려워 구매하지 않았다”며 “나중에 아이가 생길 때까진 즉석밥을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식료품‧음료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 쌀의 양은 81만7122톤으로 전년(69만1422톤)보다 18.2% 늘었다. 이 중에서도 떡‧과자‧도시락‧즉석밥 등 식료품 제조업 쌀 소비량이 51만5894톤을 차지했는데 201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다. 곡물을 구매해 요리하는 것보다 컵밥 등 가공식품의 형태로 쌀을 소비하는 게 주된 소비 추세로 자리 잡았다는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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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제조용 쌀 소비 62% 증가
밥 만드는 데 들어가는 쌀 양은 줄었지만, 술을 만드는 데는 전년보다 8만톤가량의 쌀이 더 쓰였다. 특히 에틸알코올을 비롯한 주정 제조업 쌀 소비량은 2022년 12만1775톤에서 지난해 19만7102톤으로 61.9% 증가했다. 이정현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일상 회복으로 인해 외식이 늘면서 가구 쌀 소비량은 줄고 소주나 청하 등 주류를 만들기 위한 쌀 소비는 크게 늘었다”며 “쌀 대신 다른 음식으로 끼니를 하는 식습관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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