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수료 없어요"…엉터리 은행원 '홍콩 ELS' 판매만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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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의 권유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목돈 1억5000만원을 넣은 한 고객은 최근 은행 지점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ELS 수수료를 만기 때 돌려준다며 상품에 가입시킨 은행원과 수수료는 은행 수익이라는 지점장의 설명이 이제와 달라지면서다.
은행이 고위험 상품인 ELS 판매를 성과 지표에 높은 비중으로 반영하면서 은행원들이 무리한 영업에 나서게 됐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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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실적 연동한 인사평가 문제
은행원의 권유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목돈 1억5000만원을 넣은 한 고객은 최근 은행 지점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ELS 수수료를 만기 때 돌려준다며 상품에 가입시킨 은행원과 수수료는 은행 수익이라는 지점장의 설명이 이제와 달라지면서다. 그는 "계약 당시 은행원이 선취수수료는 나중에 상환될 때 돌아오는 돈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은행원이 상품에 대해 정확히 모르면서 판매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홍콩H지수 ELS 상품 판매 과정 속 은행원의 '도덕적 해이'가 논란이다. 기본적인 상품 설명조차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이뤄지면서 실적 쌓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이 고위험 상품인 ELS 판매를 성과 지표에 높은 비중으로 반영하면서 은행원들이 무리한 영업에 나서게 됐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26일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이모(40대)씨의 제보 녹취 파일에 따르면 ELS 원금에서 수수료가 차감된 이유를 묻자 은행원은 "(수수료가) 빠졌다가 다시 들어가는 형식"이라며 "고객이 체감하는 건 없는데 실무상으로 금액이 빠졌다가 상환될 때 다시 들어간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씨는 2021년 해당 은행원의 권유로 홍콩H지수 ELS에 1억5000만원을 넣었다.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선취수수료로만 109만1959원이 빠져나갔다. 이씨가 가입한 ELS는 여러 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 4% 수익률을 제공했는데 수수료만 1%에 달한 것이다. 결국 체감 이자는 2~3%라는 의미다. 이는 당시 예금 이자율(1~2%)보다 겨우 1%포인트(p)가량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이씨는 "계약 당시에는 만기 상환될 때 원금과 이자뿐 아니라 미리 빠진 수수료가 같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며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고위험 상품이란 설명도 없었고, 그런 걸 알았다면 겨우 이자율이 1~2% 더 높다고 가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번에 ELS 사태가 터지고 나니까 지점장이 선취수수료는 은행 수익이라고 직원과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며 "지점장하고 팀장은 (저를) ELS에 가입시킨 직원과 대화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은행원들이 ELS와 관련해 무리한 영업에 나선 근본적 배경으로는 판매 실적과 연동된 인사평가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본점 차원에서 핵심성과지표(KPI) 배점에 고위험 ELS 판매 실적을 높은 비중으로 반영하면서 은행원들의 공격적인 영업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 실시한 현장·서면 검사에서 이 같은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달 초 관련 브리핑에서 "통상 은행권 KPI가 1000점 만점인데, 고위험 ELS나 주가연계신탁(ELT) 상품 판매와 관련해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되는 주요 지표 점수 비중이 30~40% 정도"라며 "특히 KB국민은행 같은 경우 1000점 만점에 약 410점이 ELS 판매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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