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인식 변화가 우선… '경기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에 관한 조례' 개정안 준비"

정진희 2024. 1. 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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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호준 경기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의원(민주·남양주6)

[정진희 기자]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경기도의회가 국가권익위원회의 2023년 지방의회 청렴체감도 평가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평가는 지난해 8~11월 이뤄진 것으로, 의회사무처·산하기관을 포함한 직무관계자 및 단체·전문가, 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최근 1년 동안 부패인식과 부패경험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의정활동과 의회운영에 대한 부패인식 및 경험을 측정하는 ‘청렴체감도’에서는 4등급을, 공정채용 규정마련·이해충돌방지제도 운영지침 마련 등 지표 이행 결과를 담은 ‘청렴노력도’에서는 5등급을 받은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권한을 넘어선 부당한 업무처리 요구’가 21.88%로 평균치인 9.12%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다. ‘특혜를 위한 부당한 개입·압력’ 부문에서도 18.75%를 기록하며 평균값 3.85%를 훌쩍 넘어섰다. 이 가운데 지방의회 의회운영예산 관련 부패인식 평가에서는 ‘외유성 출장’이 가장 낮은 항목으로 꼽혔다.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에 정책검토보고서가 누락되거나, 기준에 맞지 않은 정보 공개로 도민의 알 권리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속 유호준 의원(민주·남양주6)은 “최근 의회 안팎에서 제기된 지적을 의회가 겸허히 받아들여 도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24일 진행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청렴도 압도적 꼴지 죄송... 관련 제도·의식 정비할 것"
 
▲ 유호준 의원  경기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속 유호준 의원(민주·남양주6)은 “최근 의회 안팎에서 제기된 지적을 의회가 겸허히 받아들여 도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 유호준 의원
 
- 경기도의회가 국가권익위원회의 2023년 지방의회 청렴체감도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분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경기도의회의 청렴수준이 도민들과 관계자들이 보았을 때 많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권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거의 전 부문에서 경기도의회가 다른 의회와 비교해서 압도적인 꼴등을 기록했다. 경기도의회가 전국 최대 지방의회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제는 전국 최악의 지방의회라는 얘기를 듣게 된 것 같아 의원으로서 도민들에게 부끄럽고 죄송하다.”

- 지방의회의 '외유성 출장'이 부패인식 평가에서 가장 낮은 항목을 받았는데,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불투명한 정보공개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의원 1인당 300~400만 원 정도의 세금이 쓰이는 해외연수를 다녀오고도 보고서 하나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용인되는 구조다. 여기에 더해서 다른 의회도 마찬가지지만 상호 견제·감시의 관계인 피감기관 직원들이 동행하거나 연수결과보고서를 사무처 직원들이 대필하거나 표절하는 문제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제가 작년에 독일·오스트리아·체코 3개국 연수를 다녀오면서 12페이지의 정책검토보고서를 작성해 경기도의회 홈페이지· 개인 블로그·지역 주민 카페 등에 공유했는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세금으로 의원들이 외국에 나가서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아이디어를 얻어왔는지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테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그런 문화가 부족한 것 같다.

이런 문화를 바꿔내기 위해 정책검토보고서 작성과 공개를 의무로 하고, 보고서의 대필·표절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가 결과보고서의 평가까지 하도록 하는 ‘경기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 경기도의회 모든 상임위원회가 임기가 사실상 종료되는 시점인 5월 중 스위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으로 공무국외출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무리한 외유성 출장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변화될 가능성도 있을까.

“무리한 출장이라는 부분에는 일정 부분 동의한다. 다만 외유성이냐 아니냐는 따져봐야 할 것 같다. 해당 지역에 가서 정말 경기도의 변화를 만들어낼 공부를 하고 온다면 외유성이라는 우려는 없어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상임위원회 임기가 사실상 종료되는 시점에 상임위 차원에서 상임위 관련 연수를 목적으로 다녀오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진 않는다.

한편으로는 상임위원회 차원으로 공무국외출장을 준비하는 관행도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 의원의 직무 범위가 상임위원회에 국한되어 있지 않은 만큼, 특정 주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 의원들이 따로 모여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오는 것이 좋지 않나 싶다. 예를 들면 탄소중립에 관심 있는 의원들 여럿이 모여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오는 것이다."

-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측은 의정활동 전반에 대한 부패 행위방지를 위한 어떤 계획을 준비하고 있나. 

“경기도의회는 청렴도 제고를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청렴 의식 강화를 위한 신규 정책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먼저, 외유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출장 계획 수립 단계부터 사전컨설팅을 실시해 출장 성과가 의정에 접목되도록 후속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의정활동 전반에 대한에 대한 부패행위, 청렴 대책 등에 대한 감사·평가·자문 역할을 수행할 ‘청렴옴부즈만’제도를 도입에 대한 관련 조례를 제정할 방침이다.

내달 열리는 임시회에서는 ‘경기도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지급에 관한 조례’와 ‘경기도의회 업무추진비 집행 기준 및 공개에 관한 조례’ 개정을 추진해 국내 여비 부정 수령 방지 근거를 마련하고,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에 대한 제재 조치도 강행 규정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연 1회 실시되던 의원 대상 청렴 교육을 4차례로 확대운영하고, 의원 청렴 선포식도 개최한다.

의원들이 규정에 어긋난 요구를 한다면 이를 사무처 직원들이 거부해야하고, 특히 간부 직원들이 본인의 결재권을 활용해서 부당한 지시라면 결재를 하지 않는 용기를 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청렴교육을 하거나 선포식을 하든, 구성원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만들지 못한다. 공무국외출장부터 부당한 업무 수행, 규정에 어긋난 업무추진비 사용 등 전 분야에 사무처 직원들과 의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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