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아시안컵 3경기 선발 단 15명…남은 건 주전 혹사와 경고 8장

김희준 기자 2024. 1. 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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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3경기에서 비슷한 선발 명단으로 일관한 결과는 조직력 증대가 아닌 주전 혹사와 수많은 경고였다.

25일(한국시간)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최종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앞선 아시안컵에서 같은 문제로 비판받았던 벤투조차 조별리그 3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선수가 16명은 됐고, 전부 무실점 승리를 가져가며 최소한 결과는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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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아시안컵 3경기에서 비슷한 선발 명단으로 일관한 결과는 조직력 증대가 아닌 주전 혹사와 수많은 경고였다.


25일(한국시간)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최종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미 16강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최종 조 2위로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이미 16강에 올랐기 때문에 힘을 빼도 됐을 법했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와 경기 전 승리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말레이시아전은 꼭 승리해야 하고, 좋은 결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해야 한다"며 승점 3점을 벌어들이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를 대변하듯 선발명단에도 변화가 거의 없었다. 2차전과 비교해 3차전에 새로 선발된 인원은 김태환, 김영권, 정우영 등 3명이었다. 이 중 김태환은 주전 레프트백 이기제의 부상으로 불가피하게 선발된 것에 가깝고, 김영권은 풀백 변화에 연동된 센터백 조합 변동으로 봐도 무방하다. 유일한 전술적 변화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정우영을 배치해 그 뒤를 이재성과 황인범이 받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 주전을 대거 기용하고도 말레이시아와 졸전 끝에 3-3 무승부를 거둬 1위 달성이라는 명분도 이루지 못했으며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대표팀 뼈대를 이루는 선수들에게 일정 시간 휴식을 부여한다는 실리도 챙기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클린스만 감독이 꾸준히 밀어붙이던 주전 변화 최소화가 악재로 작용했다. 현재까지 손흥민과 이강인은 3경기 모두 풀타임 출장했다. 가장 아껴줘야 될 선수들임을 감안하면 제대로 체력 안배를 시키지 못한 셈이다. 김민재, 황인범, 이재성, 설영우 등 다른 핵심들도 최소 225분(2경기 반) 이상을 소화했다.


또한 16강을 앞두고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경고 트러블에 놓였다. 물론 1차전에서 경고 5장을 몰아받은 건 불운에 가까웠지만, 충분한 로테이션이 있었다면 이 숫자를 늘리는 건 예방할 수 있었다. 이 중 벤치 멤버인 오현규와 부상 당한 이기제를 제외하면 김민재, 박용우, 조규성, 손흥민, 황인범, 이재성 등은 클린스만 감독이 신뢰하는 주전이다. 특히 황인범, 이재성, 박용우 등 중앙 미드필더로 경고 받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모두 옐로카드를 받은 게 뼈아프다.


조직력 증대도 더이상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9월 웨일스전부터 A매치 7경기 무실점을 해오던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바레인전 1실점, 요르단전 2실점, 말레이시아전 3실점으로 점점 수비에 구멍을 드러내고 있다. 오히려 조직력이 무너지고 있다. 앞선 아시안컵에서 같은 문제로 비판받았던 벤투조차 조별리그 3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선수가 16명은 됐고, 전부 무실점 승리를 가져가며 최소한 결과는 챙겼다.


다른 강팀과도 확연히 대비되는 행보다. 아시안컵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일본, 호주, 이란, 사우디, 카타르 등은 모두 3차전에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2차전과 선발 명단을 비교하면 각각 7명, 5명, 6명, 9명, 10명이 바뀌었다. 2경기 만에 클린스만호의 로테이션 폭을 뛰어넘었고, 심지어 일본은 16강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한 번 기용한 선수를 계속 쓰는 건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돌아갈 때는 믿음 축구로 대변될 수 있지만, 나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아집이 된다. 현재까지 클린스만 감독이 보여준 모습은 후자에 가깝다. 말레이시아전에도 적극적인 로테이션보다는 주전들을 다시금 출전시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으며 주전들의 부족한 체력과 살얼음판 같은 경고 트러블을 안고 사우디와 16강전을 치르게 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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