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열풍, 투자로 잇는다"...K팝 전용 ETF 상장
증권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K팝 ETF 투자가치 충분"
[한국경제TV 김동하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달 3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만 투자하는 ETF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ETF는 하이브(352820), 에스엠(04151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JYP Ent.(035900) 등 국내 4대 연예기획사에만 투자 자금 대부분을 투입하는 첫 상장지수펀드(ETF)가 될 예정이다.
앞서 국내 증시에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관련 테마 ETF가 3개 상장되어 있었지만 엔터 회사의 비중이 높지 않고 게임 회사나 영화·드라마 제작사 등의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이 ETF는 기초자산의 95%를 SM엔터(25.75%), 하이브(25.64%), JYP엔터(24.46%), YG엔터(18.36%) 등 4대 기획사로만 구성했다. 이외에 큐브엔터(182360)(1.14%), SM의 플랫폼 손자회사 디어유(376300)(0.94%), 알비더블유(361570)(0.93%) 등 K팝 산업 관련주로만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권한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상품전략부 매니저는 "K팝 엔터테인먼트 매출 비중이 높은 순으로 회사를 선정했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엔터 4사(HYBE, JYP, SM, YG)의 연초 대비 주가 수익률은 각각 -10.5%, -19.1%, -13.2%, -9.8%로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의 -7.4%, -6.2% 대비하면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24년 1월 25일 종가 기준)
기존의 테마형 ETF들이 주가 흐름이 좋은 당대 유행하는 종목을 골라 묶는 경향이 있었던 만큼 한투운용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실제 엔터업계 관계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엔터주와 해당 ETF는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4대 기획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2016년 80억 원에서 90배 수준인 6,958억 원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매년 매출 기준으로도 2016년 이후 연평균 28%의 성장률을 보였는데 최근 3년 기준으론 32%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6년 해외 음반 수출액은 약 3천만 달러 수준으로 60개국 수출에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음반 수출액 2억 9천만 달러를 기록했고 152개국에 수출됐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 19년 일본 무역 제재, 코로나 사태, 22년 말 BTS 군입대 때에도 비슷했던 급락 구간이 있었고 현재의 부진한 주가 흐름 역시 결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현재의 주가 흐름과 별개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K팝 산업에 대한 전망 자체는 좋게 본다"고 덧붙였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 역시 "미국이나 유럽의 연예기획사들은 매니지먼트, 유통, 제작 등 세분화되어 있는 반면 한국 같은 경우는 모든 부분이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글로벌 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근 문제가 된 앨범 판매량 감소도 한터차트와 써클차트 사이의 괴리에서 발생했을 뿐 초동이 아닌 총판매량에는 큰 감소가 없을 거라고 보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실제로 그간 일부 연예기획사들은 앨범 밀어내기 판매를 통해 초동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방식이 만연하게 사용해 왔었다. 회사가 생산하는 앨범 자체를 기이하게 늘려 해당 판매량을 첫 주 판매량이라고 발표한 뒤 앨범이 모두 판매될 때까지 팬 사인회, 럭키드로우등의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공정위 조사 이후 해당 방식을 지양하면서 초동 판매량은 줄었지만 자연스럽게 Sell-in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게끔 놔두며 총 판매량 자체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과도한 우려를 종식하고 성장성을 입증하려는 듯 JYP의 수장인 박진영은 최근 자사주 50억을,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200억 원어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CEO의 자사주 매입은 본인 회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실제로 실적 회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엔터 산업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CEO도 확신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김동하기자 hd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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