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 100선' 발표
한국영화 국가 등록문화재 추가 등재 등 골자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이 한국영화 국가 등록문화재 추가 등재, 한국영화 100선 발표 등을 골자로 한 5대 사업을 추진한다.
26일 영상자료원은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50주년 기념 5대 사업으로 ▲한국영화 국가 등록문화재 추가 등재 ▲한국영화 100선 선정 및 발표 ▲고전영화 디지털 복원작 해외 특별전 추진 ▲디지털 영상 아카이빙 심포지엄 개최 ▲시네마테크운동 컬렉션 구축 및 공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먼저 국가 등록문화재 추가 등재를 위해 보유 중인 한국고전 영화 필름 중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1962년 이전 극영화 8편을 선정했다. ▲오발탄(1961) ▲하녀(1960) ▲성춘향(1961) ▲수업료(1940) ▲돈(1958) ▲지옥화(1958) ▲마부(1961) ▲낙동강(1952)을 관할 지자체인 파주시청에 국가등록문화재 등재 신청했다. 이후 시·도문화재위원회에서 가치 여부를 검토해 문화재청에 신청하면 관계 전문가 현지 조사 후 문화재위원회 등록 최종 심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영상자료원 측은 등록문화재 제488호 '청춘의 십자로'(1934) 등 8편을 기 지정해 등록문화재로 관리하고 있으며, 이번 8편의 추가 등재를 통해 문화유산으로서 한국영화에 대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미래 세대에 원형을 온전히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1934~2022년 제작되고 개봉한 한국영화 중 장편 영화를 대상으로 학계·저널부터 창작·산업계까지 선정위원 240명이 뽑은 전체 100선을 발표한다. 영상자료원은 영화계 인력으로부터, 사회 문화적으로 의미 있고 장르적·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 10편을 무순위로 추천받고 이에 대한 코멘트를 조사하고 취합했다. 100편 중 상위 10편은 득표수대로, 나머지 90편은 제작 연도순으로 목록화했다.
영상자료원은 2006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된 이번 한국영화 100선에 대해 역대 가장 많은 선정위원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와 2014년 100선을 비교했을 때 목록에 오른 작품이 이전 조사와 달라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이번 선정에는 고전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시각을 확보하고 창작자와 산업계의 관점까지 반영하기 위해 연구자·비평가·프로그래머 등을 포함한 영화를 보는 사람 171명이 뽑은 100선, 그리고 감독·촬영감독·프로듀서·배급 및 극장 종사자 등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뽑은 100선도 개별로 발표한다.
한국영화 100선은 올해 하반기 온·오프라인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추후 영상자료원의 KMDb 리스트 페이지에서 전체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각 응답자의 한국영화 10선과 코멘트와 리뷰를 국·영문 서적으로 발간해 대중에게 배포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영상자료원 기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1950년대 한국영화 복원작 7편을 해외 영화제 및 시네마테크에서 상영될 수 있게 '50/50 패키지'를 준비했다. 저작권 시효가 만료된 작품을 선정해 비용 부담 없이 한국고전영화 명작을 체험하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영어 자막이 입혀진 디지털 상영본을 무료로 제공해 현지 극장에서 체험할 수 있게 제공한다. 각 영화의 역사적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 담긴 인트로 영상을 특별히 제작했다.
해외 특별전에는 ▲6·25전쟁 중 제작된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전체 분량이 남아 있는 '낙동강'(1952) ▲반공 휴머니즘 대표작 '피아골'(1955) ▲우리나라 첫 여성 감독인 박남옥 연출작 '미망인'(1955) ▲한국영화 사상 최초 해외 영화제 수상작 '시집가는 날'(1956) ▲한국 서구화 현상을 여성의 관점에서 표현한 '자유부인'(1956) ▲신상옥 감독과 최은희 배우의 초기 성공작 '지옥화'(1958) ▲당대 농촌의 실상을 포착한 '돈'(1958) 등이 해외 특별전에 포함됐다.
아울러 동아시아 필름 아카이브 전문가들과 함께 시네마테크 운동 컬렉션을 비롯한 지난 반세기 활동을 복기하고 온라인 활용 등 현안을 종합적으로 점검·공유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올해 4분기 중에 개최한다. 이를 위해 영상자료원은 현재 동아시아 대표 영상 아카이브 4곳의 참여를 타진하고 있으며, 50주년 기념 이번 콘퍼런스는 이틀 일정으로 추진 중이다.
한국영화 도약의 밑거름이 된 시네마테크 운동의 역사를 되짚는 컬렉션 또한 올해 4분기 중에 공개한다. 영상자료원은 동시대 한국영화 성장 동력 중 하나로서 각 지역 시네마테크 단체들의 활동에 주목하고, 2022년부터 체계적인 수집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 중간 결산의 하나로 각종 시네마테크 활동 자료 일부를 정리, 컬렉션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은 "올해 공개할 시네마테크 운동 컬렉션은 1990년대 초부터 다양한 영화에 대한 갈망으로 영화 팬들이 빚어낸 전국의 각종 시네마테크 활동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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