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생산’ 분야도 뜨거워…시설 확보 나선 삼성·롯데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1. 2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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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생산’ 분야도 뜨거워

시설 확보 나선 삼성·롯데

ADC 관련 신약 개발 붐이 일자 위탁생산을 담당할 CDMO 기업도 역량 확보에 나섰다. 상업 생산시설이 부족한 기업들이 ADC 관련 개발·생산을 위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바이오업계에서는 5년 뒤 CDMO 시장 선두권 승부는 ADC 등 차세대 기술 위탁생산량으로 갈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DMO 부문 글로벌 1위 자리를 노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DC에 뛰어든 배경이다. 존 림 대표는 지난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ADC CDMO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ADC 계획은 보다 구체화됐다.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인천 송도에 ADC 전용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현재는 항체(mAb)만 생산 중이지만 전용 시설 설립 후에는 링커 기술과 결합(Conjugation) 기술도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ADC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2020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펩트론의 ADC 치료제에 쓰이는 항체 ‘PAb001-ADC’를 위탁 개발했다. 펩트론은 이듬해 PAb001-ADC를 중국계 제약사에 5억4000만달러 규모에 기술 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길리어드 자회사 이뮤노메딕스의 ADC 치료제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에 사용되는 항체 ‘hRS7’을 인천 송도 공장에서 생산했다. 트로델비는 2022년 연 매출액 6억8000만달러를 거두는 등 출시 이후 별다른 공급·품질 이슈 없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관련 기술에도 투자한다. 지난해 4월에는 독자적인 ADC 링커 기술을 갖춘 스위스 아라리스바이오텍과 손잡았다. 아라리스는 여러 공정을 거칠 필요 없이 단일 공정만으로 항체와 결합이 가능한 ‘아라링커’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지난해 9월에는 다수의 ADC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기업 ‘에임드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2022년 7월 출범한 CDMO 후발 주자 롯데바이오로직스도 ADC CDMO를 겨냥한다. 올해 4분기 완공 예정인 미국 시러큐스 공장 내 ADC 설비를 갖추고 2025년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 바이오텍 ‘카나프테라퓨틱스’와 ADC 플랫폼 구축 위탁 연구·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는 등 관련 기술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0년 뒤 목표치로 제시한 매출 1조5000억원의 10%가량이 ADC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의 CDMO 업체 SK팜테코도 ADC에 뛰어들었다.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로 확보한 6000억원 등을 ADC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연태 SK바이오투자센터장은 지난해 10월 세계의약품전시회(CPHI 2023)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ADC 위탁생산 기초 체력을 길렀다면, 앞으로는 또 다른 차원의 싸움을 위해 사업 확장과 기술 등을 챙기는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국내 CDMO 업체들의 ADC 진출은 뒤늦은 게 사실이다. CDMO 시장점유율 1위 스위스 론자는 이미 ADC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오랜 업력을 앞세워 일찌감치 ADC 위탁생산에 관심을 보인 덕분이다. 2022년 기준 글로벌 ADC 생산량 중 절반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론자는 현재 수준에 만족 못하는 눈치다. 지난해 6월 네덜란드 ADC 개발 기업 시나픽스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수 금액은 마일스톤(조건부 지급)을 포함해 총 1억6000만유로(약 2200억원) 규모다. 현금 1억유로(약 1374억원)를 우선 지급하고, 향후 성과에 따라 6000만유로(약 823억원)를 추가 지급하는 구조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3호 (2024.01.17~2024.01.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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