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 감독 클린스만이 우왕좌왕할 때, 전전 감독 신태용·전 감독 벤투는 16강 자격 증명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한국 대표팀이 헤매는 사이 한국을 맡았던 신태용 감독과 파울루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미 24일 치러진 일본과 인도네시아 경기에서 인도네시아가 패배하면서 16강행에 올랐고,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를 거두며 최종 조 2위가 됐다.
그러나 경기력은 충분치 않았다. 통상 우승 후보로 분류되는 팀들이 대회를 거듭할수록 경기력과 조직력이 올라오는 데 반해 한국은 바레인과 1차전이 최고 경기였을 정도로 과정과 결과 모두 챙기지 못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조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만큼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였지만 상대 역습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며 무너질 뻔했다.
김판곤 감독이 저력을 보여줬다. 비록 앞선 두 경기에서 요르단과 바레인에 패하기는 했지만 말레이시아가 어떻게 바레인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는지 증명했다. 앞선 경기들에서 1골도 넣지 못한 것 역시 한국을 상대로 3골을 넣으며 어느 정도 해갈했다. 17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에서 기록한 득점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전혀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은 세밀하지 못해 무의미한 크로스가 반복되기 일쑤였고, 수비는 순간적인 역습을 제어하지 못해 3실점을 헌납했다. 공수 전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중원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텅텅 비어있어 말레이시아가 몇 안 되는 공격 기회를 잘 살리도록 도와줬다.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역량 부재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클린스만 감독은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 1-0으로 승리한 이후 아시안컵 전까지 A매치 6연승을 내달렸지만 이른바 '체급 차이'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형태에 가까웠다. 막상 대회에 들어서자 상대가 전술적으로 잘 채비해 한국을 맞았고, 한국은 조별리그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 감독 클린스만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전전 감독 신태용과 전 감독 벤투는 준수한 경기력으로 16강 진출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신 감독은 D조 최약체로 꼽히던 인도네시아를 사상 첫 16강에 올리는 이변을 일으켰다. 비록 이라크와 일본에 각각 1-3으로 패하긴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계속해 기어이 득점을 터뜨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실질적인 전력 차에도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두 줄 수비와 측면을 활용한 속도감 있는 공격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줬다.
특히 숙적 베트남을 꺾은 게 16강 진출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0년대 들어 베트남에 1승 7무 4패로 열세에 놓여 있었다. 신 감독은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순간적인 역습을 전개하며 베트남이 자신들의 축구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1-0 승리를 거머쥐었다.
벤투 감독 역시 아랍에미리트(UAE)를 이끌고 무난하게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C조에서 이란, 팔레스타인, 홍콩과 한 조를 이뤘고 예상대로 조 2위에 올랐다. 비록 팔레스타인전 후반 추가시간 퇴장으로 아시안컵 최초 감독 레드카드라는 불명예를 안기는 했으나 경기력만 놓고 보면 UAE가 꾸준히 시도했던 후방 빌드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조 최강팀인 이란을 상대로도 자신들의 축구를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이란의 강한 전방압박에 고전하는 모양새였으나 그럼에도 후방에서부터 만들어가는 공격과 조직적인 압박을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기어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조 2위를 확정짓기도 했다.
단순한 승점 비교로는 당연히 한국이 인도네시아나 UAE에 앞선다. 맞대결을 펼친다면 한국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한국이 인도네시아나 UAE보다 좋은 축구를 보여줬느냐 물으면 쉽사리 대답할 수 없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하고자 하는 축구를 전혀 보여주지 못한 데다 결과까지 부진했다. 반면 신 감독과 벤투 감독은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주며 결과까지 챙겼다. 한국 현 감독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전임 감독들은 아시안컵에서 분명한 전술 기조로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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