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글로벌 경제 패권 다툼 '엇갈린 희비'
코로나19 극복 과정서 성장 격차 발생
"中 세계 1위 경제 대국 전망도 지연"
미국이 글로벌 경제 경쟁에서 중국을 앞지르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만 놓고 보면 미국은 6.3% 성장해 4.6% 증가한 중국을 앞질렀다. 블룸버그는 "여기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반영돼 있지만, 2023년 실적은 더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미국이 중국보다 더 나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 대국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도 상당 부분 차질이 생겼다고 평가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영국 경제경영연구소는 2038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 대국에 오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는 이보다 6년 빠른 2032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친다고 밝혔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책임자였던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미국 경제의 강력한 성과와 중국 경제가 직면하는 단기·장기적 역풍으로 인해 중국의 GDP가 언젠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측의 명확성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조시 립스키 애틀랜틱 카운슬 지리경제학센터 소장은 "중국이 GDP 기준으로 세계 1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논의는 무기한 연기는 아니라도, 뒤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주식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미국 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중국 증시는 2021년부터 하락세다. 지난 3년간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이 6조달러(약 8016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의 예상과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작년 초 미국은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이에 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하자 경기 침체에 빠질 거라는 예측이 곳곳에서 나왔다. 반면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했던 엄격한 봉쇄 조치를 완전히 해제하면서 엄청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미국은 예측과 달리 작년 3분기 실질 GDP 기준 4.9%라는 이례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3.3% 성장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은 Fed의 목표인 2%로 낮아지고 있으며,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시장 침체와 25년 만에 겪는 최악의 디플레이션으로 시름하고 있다. 성장의 핵심축이었던 수출은 감소했고, 청년 실업은 증가하고, 지방 정부는 부채에 휘청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GDP는 5.2% 성장해 당국의 목표를 달성했지만, 실제는 이와 다르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로건 라이트 로듐 그룹 이사 발언을 인용해 중국의 작년 GDP 성장률을 1.5%로 추정한다고 보도했다.
양국 간 이 같은 격차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나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립스키 소장은 "코로나19는 중국의 깊고 구조적인 약점을 많이 덮었다. 개혁 능력에 따라 10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담 포센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장은 "팬데믹 동안 중국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권력 행사가 근본적인 경제적 약점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는 가계와 중소기업을 불안하게 하고 현금을 보유하게 만든다"며 "'경제적 롱 코비드'라 부르는 질병으로, 활력 부족과 장기 침체 등으로 이어지는 만성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또한 장기적으로 완전히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내린다는 Fed의 목표는 아직 진행 중이고, 고용 시장에선 약화 조짐도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력으로 경제학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포센 소장은 "심지어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고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생산성 향상의 새로운 단계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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