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현대차·기아, 美서 테슬라와 정면승부

우수연 2024. 1. 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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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테슬라의 수익성을 넘어선 현대차·기아가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현지 생산을 늘려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확보하고 테슬라보다 한발 앞서 저가형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26일 워즈오토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포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9만4044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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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생산 늘려 전기차 보조금 확보
美전기차 전용 신공장 올 하반기 본격
저가형 전기차 선제 출시로 점유율 확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테슬라의 수익성을 넘어선 현대차·기아가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현지 생산을 늘려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확보하고 테슬라보다 한발 앞서 저가형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26일 워즈오토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포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9만4044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시장 점유율(8.4%) 기준으로는 테슬라(55%)에 이은 2위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폭스바겐그룹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2만대 이상 격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은 해외 완성차 기업에 그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지 않은 전기차는 7500달러(100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 즉 1000만원이나 비싼 차를 상품성만 강조하며 팔아야 했다는 의미다.

최근 현대차·기아는 북미를 포함한 주요 자동차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며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로 2년 연속(2022~2023년) 세계올해의자동차(WCOTY)상을 수상했으며, 기아 EV6와 EV9은 각각 2023년·2024년 북미올해의차(NACOTY)로 선정됐다.

제품력을 끌어올린 현대차·기아는 이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 최근 전기차 수요는 줄어든 반면 테슬라가 북미·유럽·중국 시장을 위주로 전방위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가격은 이제 전기차 판매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한다. 또 기아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올 2분기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한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에 맞추기 위해 현지 생산을 최대한 앞당긴 것이다. 대당 1000만원에 달하는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면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

저가형 중·소형 전기차도 테슬라 등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 내놓는다. 오는 6월께 기아는 소형 전기 SUV EV3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이어 소형 전기 세단 EV4, 지난해 중국에서 선보인 EV5의 상위 트림 등 볼륨 모델을 연달아 내놓을 예정이다.

반면 테슬라는 3000만원대 신형 전기차 생산을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할 전망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저가형 차량 개발이 상당히 진척됐으며 내년 하반기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6월께 기아 EV3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테슬라보다 1년가량 먼저 저가형 모델을 내놓게 되는 셈이다. 또한 현대차·기아는 소비자에게 저가형 전기차를 보급하면서도 수익성은 놓치지 않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전기차 자체적인 원가 절감 방안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HEV) 판매도 늘려 대응한다. 다양한 친환경 차종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최근 기아의 HEV 판매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까지 올라왔으며 EV 수익성도 한 자릿수 중반(4~6%) 수준으로 높아졌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실적 전망 콘퍼런스콜에서 "기술 기반의 차별화, 원가 경쟁력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올해 6월 EV3부터 시작해 노력의 결과를 하나씩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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