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도체 스타' 사라진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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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위기는 인력 양성 시기를 놓쳤다는 점입니다."
'반도체 인재 각국도생' 시리즈를 취재하며 만났던 국내 전문가의 일침은 여전히 기자의 마음속에서 메아리쳤다.
국가 경제를 넘어 안보 차원에서도 결코 소홀할 수 없는 반도체 산업에 이토록 무관심할 수 있냐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이들의 얘기를 통해 반도체 산업으로 인재 유입이 어려운 건 우리 사회의 공고한 구조가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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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위기는 인력 양성 시기를 놓쳤다는 점입니다."
'반도체 인재 각국도생' 시리즈를 취재하며 만났던 국내 전문가의 일침은 여전히 기자의 마음속에서 메아리쳤다. 10년 전부터 각계에서 강조했던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을 무시한 결과는 지금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우려점은 이공계·자연계 학생들의 인식이다. 국가 경제를 넘어 안보 차원에서도 결코 소홀할 수 없는 반도체 산업에 이토록 무관심할 수 있냐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이들의 얘기를 통해 반도체 산업으로 인재 유입이 어려운 건 우리 사회의 공고한 구조가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 의사나 약사가 되면 받을 수 있는 억대 연봉의 고소득을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는 인재를 유입할 롤모델이 없는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메모리를 키운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황의 법칙을 만들었던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이윤우 전 삼성전자 부회장 같은 인물이 지금은 없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이들을 가리켜 "삼성에 천재급 인재는 없어도, 준천재급 인재는 세 명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나 리사 수 AMD CEO처럼 현시점에 비전과 영감을 줄 수 있는 '반도체 스타'가 필요한 이유다.
우리는 해법을 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해결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은 마련돼 있지 않다. 수도권 대학의 교수와 학생 정원 확대를 위해선 다른 학과와의 형평성 문제, 그리고 비수도권 대학의 반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와 경쟁하는 나라도 저마다 사정은 있지만 해결해 나가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란 말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인재 유치를 위해 반도체 산업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지를 알리는 노력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자부심이 생겨야 정부의 당근책도 통한다. '인재가 미래'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전략을 가다듬을 때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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