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손자 며느리' 박지현, 열혈형사 된다

양형석 2024. 1. 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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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첫 방송되는 SBS 금·토 드라마 <재벌x형사> 에서 수사에 진심인 형사 연기

[양형석 기자]

지난 2012년 양동근 주연의 드라마 <히어로>와 황신혜, 안석환 등이 출연한 시트콤 <패밀리>를 공동집필했던 김바다 작가는 2021년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네임>의 각본을 썼다. 주인공 윤지우(한소희 분)가 아빠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아빠가 속했던 범죄조직에 들어가고 경찰 쪽 스파이로 잠입하는 스토리의 <마이 네임>은 2억 시간에 가까운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해외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넷플릭스 Top 10 집계 기준).

<마이 네임>에는 2020년 <이태원 클라쓰>에서 악역 장근원을 연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던 안보현이 정의로운 경찰 전필도 역을 맡아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마이네임> 이후 <군검사 도베르만>과 <유미의 세포들 1, 2>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등에 출연하며 주연배우로 성장한 안보현은 26일 <마이 데몬>의 후속으로 첫 방송되는 SBS 금·토 드라마 <재벌X형사>에서 주인공 전이수 역을 맡으며 김바다 작가와 재회한다.

SBS로서는 김유정과 송강을 앞세운 <마이 데몬>이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과 <웰컴투 삼달리> <고려거란전쟁>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최고 시청률 5%를 넘기지 못하고 아쉽게 종영했다. 따라서 경쾌한 느낌의 형사물 <재벌X형사>의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 <재벌X형사>에서 안보현과 함께 투톱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이야기를 이끌 또 한 명의 주역은 최근 활발한 활동을 통해 시청자들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배우 박지현이다.

<곤지암>으로 주목 받고 <브람스>로 눈도장
 
 박지현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함께 출연한 소속사 선배 박은빈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 SBS 화면캡처
 
춘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다가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박지현은 2014년 단편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학창시절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의 콘서트를 관람하러 다녔을 정도로 SM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의 열혈팬이었던 박지현은 2017년 실질적인 연기 데뷔작이었던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에서 윤아가 연기한 은산의 몸종 비연 역을 맡았다. 데뷔작부터 어린 시절 좋아했던 스타와 같은 작품에 출연한 것이다. 

박지현을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린 작품은 역시 2018년에 개봉해 267만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켰던 공포영화 <곤지암>이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오징어 게임>과 <최악의 악>의 위하준, <더 글로리>의 박성훈 등 오늘날 인지도가 올라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곤지암>에서 박지현은 당차고 겁 없는 공포 탐험대 멤버 지현을 연기했다. 신인이었던 박지현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박지현은 2019년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19세의 어린 나이로 별시에 합격한 주체적인 삶을 꿈꾸는 여인 송사희 역을 맡았다. 그리고 박지현의 활발한 활동은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위축되지 않았다. 박지현은 2020년 소속사 동료이기도 한 박은빈의 첫 단독 주연작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재벌가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이정경 역을 맡아 '서브여주'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2021년에는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김고은과 안보현 주연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 출연했다. 박지현은 <유미의 세포들>에서 안보현이 연기한 구웅의 게임회사 동료이자 인기만점 여사친인 아트 디렉터 서새이 역을 맡아 유미의 '불안세포'를 떨게 만들었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박지현과 안보현이 2024년 1월 같은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예상한 시청자는 거의 없었다.

2019년 미스터리 공포영화 <사자> 이후 한 동안 드라마 활동에만 전념했던 박지현은 2022년 천우희,신하균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앵커>를 통해 약 3년 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다. 2022년4월에 개봉한 <앵커>는 전국 16만 관객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지만 세라(천우희 분)의 자리를 위협하는 기자 출신 후배 앵커 서승아를 연기한 박지현은 한층 발전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재벌X형사>에서 안보현과 두 번째 연기호흡
 
 박지현은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실질적인 여주인공'이라며 극찬을 받았다.
ⓒ JTBC 화면 캡처
 
박지현은 영화 <앵커>가 나쁘지 않았던 평가에도 흥행에서 크게 고전했고 비슷한 시기에 방송된 배드민턴 소재의 드라마 <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 역시 1%대의 낮은 시청률에 그치고 말았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2021년 SBS에서 방송된 <라켓소년단>이 낮은 시청률에도 하이틴 배우들의 호연과 따뜻한 스토리로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과 달리 < 너에게 가는 속도493km >는 존재감이 너무 낮았다.

하지만 박지현은 자칫 자신에게 찾아올 수 있었던 슬럼프를 2022년 11월에 방영돼 26.9%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날려 버렸다. 박지현은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이지적이고 단정하지만 당돌한 행동과 도발적인 말투, 영악하고 치밀한 성격을 가진 순양그룹의 손자 며느리 모현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여주인공 서민영(신현빈 분)보다 모현민과 진도준(송중기 분)의 러브라인을 더 응원했을 정도.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한 박지현은 26일 첫 방송되는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를 통해 13개월 만에 시청자들을 만난다. 2023년 <악귀>를 공동 연출했던 김재홍PD가 첫 메인연출에 나서고 <마이 네임>의 김바다 작가가 각본을 쓴 드라마다. 박지현은 <재벌X형사>에서 강력계에 들어온 지 3년 만에 악성 수배범 34명을 잡고 경감으로 승진한 서울강하경찰서의 강력1팀장 이강현 역을 맡았다.

<마이 네임>에 이어 두 편 연속으로 김바다 작가의 드라마에 캐스팅된 안보현은 오로지 노는 데만 목숨 건 금수저 한량에서 어떤 사건에 휘말려 강력계 형사가 되는 서울강하경찰서 강력1팀 형사 진이수를 연기한다. 이 밖에 장현성이 서울시장을 꿈꾸는 한수그룹 회장이자 진이수의 아버지 진명철 회장, 권해효가 전직 강하경찰서 형사과장이었지만 누명을 쓰고 경찰생활을 접어야 했던 이강현의 아버지 이형준 역을 맡았다.

사실 박지현은 꽤나 흔한 이름이다. 트로트 가수도 있고 축구선수와 농구선수, 아나운서도 있으며 심지어 정치인도 있다. 지금은 가영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의 본명 역시 박지현이다. 하지만 1994년생 배우 박지현은 꾸준한 활동을 통해 각 분야의 많은 박지현들 사이에서 점점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만약 박지현이 드라마에서의 첫 메인 주연작 <재벌X형사>까지 성공으로 이끈다면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굳힐 수 있을 것이다.
 
 박지현은 SBS 새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에서 열혈형사팀장으로 변신한다.
ⓒ <재벌X형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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