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전 3골 모두 '데드볼' 상황에서…죽어버린 클린스만호 공격 전술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말레이시아전에서 나온 3골 모두 데드볼 상황에서 나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 세부 전술이 위력적이지 않다는 방증이다.
25일(한국시간)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최종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1승 2무로 조 2위로 16강에 올라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도 있었다. 한국이 16강 진출을, 말레이시아가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지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사실상 최상의 전력을 가동했다. 최대한 조 1위에 도전해보겠다는 의중과 조직력을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강했다.
결과는 졸전이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81%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효율적인 공격을 생산하지 못했다. 오히려 말레이시아가 몇 안 되는 역습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후반 51분 파이살 할림과 후반 추가시간 15분 로멜 모랄레스의 득점은 역습으로 만들어졌고, 후반 17분 아리프 아이만의 페널티킥(PK) 득점은 이전 상황에서 직선적인 공격으로 순식간에 한국 진영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얻어낼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의 득점은 모두 데드볼 상황에서 나왔다. 전반 21분 정우영이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 헤더골을 넣었고, 후반 38분 이강인이 직접 프리킥으로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손흥민의 득점은 PK였다.
잘 만든 세트피스가 아닌 개인 기량에 의존한 득점들이었다. 전반 21분 코너킥은 선수들이 한 데 뭉쳐있다가 흩어지는 기본적인 전술을 사용했는데, 말레이시아가 대인마크를 사용한 만큼 큰 효용은 없었다. 물론 김민재가 순간적으로 수비가 놓친 공간에 들어가는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득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오히려 말레이시아 수비가 정우영을 제대로 마크하지 못한 것에 가까웠다.
후반 38분 프리킥 득점은 온전히 이강인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이강인이 드리블로 반칙을 얻어냈고 이강인이 왼발로 마무리했다. 유일한 전술적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수비벽 앞에 선수들이 무릎을 꿇어 골키퍼의 시야를 방해하는 행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유산이었다.
그나마 후반 추가시간 PK 이전에 나온 공격 상황이 유의미했다. 오른쪽 스로인으로 시작한 공격이 짦은 패스를 통해 빠르게 반대편으로 넘어갔고, 황희찬이 순간적으로 왼쪽에서 침투해 올린 낮은 크로스를 오현규가 잡으려다가 상대 수비 반칙으로 넘어졌다.
사실 이날 한국은 경기 내내 똑같은 패턴으로 경기를 전개했다. 측면에서 패스를 전개하며 전진한 다음 중앙으로 크로스를 내줬다. 잘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밀집된 조직 수비를 뚫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문제는 세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크로스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전달해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선수들의 세부적인 움직임이 설정돼있지 않으면 무용한 공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날 한국은 크로스만 무려 41번 시도했는데 이 중 성공한 크로스는 10번에 불과했다. 중앙으로 연결된 크로스 10회 중 직접 득점으로 연결된 건 하나도 없었다.
한국은 크로스가 올라갈 때 페널티박스 안에 충분한 선수가 쇄도하지 않았을 뿐더러 움직임이 골문 가까이 다가가는 것으로 제한됐다. 일부러 쇄도를 멈춰 컷백을 유도하거나 먼 쪽으로 돌아나가는 움직임은 나오지 않았다. 크로스가 올라오기 전부터 멈춰있는 경우도 제법 있었다.
중앙에서 만들어지는 공격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몇 없는 기회는 이강인, 황인범, 이재성 등이 순간적인 재치로 만들어낸 그림에 가까웠다. 대부분은 중앙으로 공이 전달되더라도 다시 측면이나 후방으로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길도 험난할 수밖에 없다. 16강 상대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리그에서 단 1실점만을 허용했다. F조 나머지 국가들과 실질적인 전력차를 감안해도 유의미한 성과다.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도 수비를 조직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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