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도 못 막는 청소년 올림픽 열기... 관람객으로 '북적'
6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의 뜨거웠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평창·정선·횡성에서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 열립니다. 오늘의 주인공, 청소년 선수들의 감동의 무대가 펼쳐지는, 다시 강원으로 초대합니다. <편집자말>
[박장식 기자]
▲ 24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3 온 3 여자 아이스하키 준결승전에서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
ⓒ 박장식 |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추위가 닥쳤던 지난 23일 평창올림픽 슬라이딩 센터. 발왕산 기슭에 있는 경기장의 특성 탓에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몰아닥쳤다.
하지만 이곳의 열기는 영하 30도 추위가 녹는 듯했다. 그랜드스탠드에, 피니시하우스에 모인 관중들이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 나선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기 때문이다. 한파도 녹이는 관중들의 열기에 이날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는 금메달과 동메달이 하나씩 나왔다.
이 열기, 강릉도 마찬가지다. 24일 강릉 하키센터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3 온 3 여자 아이스하키 준결승이 열렸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의 응원에 대한민국은 역전승을 거뒀다. 강릉에서도, 평창에서도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 '제2의 평창 올림픽'에 가까운 흥행을 누리고 있다.
경기장도, 강릉 올림픽 파크도 북적북적
관중 수용량이 많은 강릉은 경기 때마다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한국 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면 강릉 올림픽 파크 일대는 수많은 관중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후원사의 기업 부스나 동계 올림픽 종목 체험 부스, 그리고 홍보 부스 역시 많은 관람객들로 북적일 정도다.
▲ 23일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강릉 올림픽 파크. 스탬프 투어 이벤트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 박장식 |
경기장 바깥만 북적이지 않는다. 경기장 안도 많은 관람객이 찾는다. '인기 종목'인 쇼트트랙과 피겨 스케이팅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가 대표적인 공간이다. 지난 24일까지는 이곳에서 쇼트트랙 경기가 진행되었는데, 1층 관중석을 넘어 2층 관중석까지 관람객이 꽉 차는 등 남다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아이스하키도 예상 밖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까지 진행되는 3 온 3 하키는 빙상장을 반으로 갈라 두 경기를 동시에 진행하는데, 지난 24일 진행된 대한민국과 중국의 준결승에서는 2층은 물론, 과거 중계석이었던 곳을 뜯어낸 공간에도 관중들이 가득 앉아 대표팀을 응원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일각에서는 '노쇼', '경기장은 텅텅 비었는데 매진되어 들어갈 수 없다'는 등의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관람석에 천막을 쳐놓은 부분이 있을 정도로 유연하게 좌석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현장 발매분 역시 '노쇼'를 고려해 유동적으로 운영하면서 노쇼로 인한 문제 역시 크지 않았다.
실제로 현장에서 인터넷 예매가 소진된 경기의 티켓을 쉽게 받아볼 수 있었을 정도였다. 6년 전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서 '노쇼'로 인한 불편을 겪은 당시 조직위원회가 입석 표를 대회 첫 주말에서야 판매한 것을 비교하면, 비록 무료 예매이지만 강원 2024 조직위원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민한 대처가 눈에 띈다.
강릉은 날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인파가 경기장을 찾고 있다. 한국 경기가 아닌 해외 간 경기의 경우 관중이 많지 않다는 점, 올림픽 파크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강릉컬링센터의 관중 동원이 쉽지 않은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아있긴 하지만, 많은 우려를 딛고 역대 동계 청소년 올림픽 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 지난 23일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루지 팀 계주 경기에서 관람객들이 그랜드스탠드에 모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
ⓒ 박장식 |
루지·봅슬레이·스켈레톤 경기가 하루에 모두 몰아서 개최된 23일의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 조금만 걸어도 머리가 띵하게 아플 정도인 영하 20도의 추위가 슬라이딩 센터를 휘감았지만, 이곳에서도 썰매 종목을 관람하기 위해 나선 관람객들이 적지 않았다.
그랜드스탠드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중들이 외투와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하고 나선 채 한국, 그리고 해외 선수들이 펼치는 레이스를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관중들의 열정은 한파도 녹였다. 한국 선수가 활주할 때는 목청을 높여 '대한민국'을 외치는가 하면, 함성과 호응을 보내기도 했다.
물론 대회 초반부터 밀어닥친 폭설과 한파로 인해 경기 관람을 포기한, 불가피한 '노쇼'가 적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직위원회는 횡성·평창·정선에서 열리는 설상 경기에 대해 입장권 없이도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끔 한 덕분에 스키를 타러 경기장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올림픽을 관람하는 행운을 겪은 관람객도 있었다.
조직위원회에서도 방한 대책 마련에 힘썼다. 주요 설상경기장에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난방텐트를 설치하는 한편, 혹한이 우려되는 일부 경기장에는 난방버스를 마련하거나 핫팩을 배부하는 등 관람객들을 위한 대책도 세웠다. 추위에 민감한 선수들을 위해 대기실 등의 난방에 신경 쓴 것은 덤이다.
물론 기온만 조금 더 높았고, 눈만 조금 덜 내렸다면 더욱 많은 관람객을 맞이할 수 있었을 터. 하지만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갖고 있었던 덕분에 강원 올림픽은 대회 첫 주를 강타한 '동장군'도 큰 타격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청소년 대회이지만... 유례 없는 호응"
현장에서만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의 흥행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방송·온라인에서도 이번 올림픽은 역대 최고에 가까운 흥행이 펼쳐지고 있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 IOC는 지난 24일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OBS(올림픽 방송 서비스)와 디지털 콘텐츠 등의 실황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 1월 24일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IOC 기자 간담회에서 레안드로 라로사 IOC 디지털 인게이지먼트 마케팅 국장(왼쪽)와 야니스 에자르호스 OBS CEO가 이번 대회 흥행을 소개하고 있다. |
ⓒ 강원 2024 조직위원회 제공 |
IOC의 디지털 인게이지먼트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리안드로 라로사 국장 역시 "온라인 시청률에서 강원 대회는 4년 전 로잔 대회에 비해 1.5배 높은 온라인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다"며, "동계 스포츠의 인기가 많은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시간대를 고려하면 더욱 높은 수치"라고 온라인에서의 흥행 역시 소개했다.
IOC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내에서의 호응 역시 크다. 지난 2020년 로잔 대회 때의 경우 현지에서의 온라인 시청률이 28퍼센트 정도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온라인 시청자 중 50퍼센트 이상이 한국에서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청소년 대회의 디지털 플랫폼을 한국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IOC는 설명했다.
이렇듯 현장에서도, 안방에서도 큰 호응을 끌고 있는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이제는 '제2의 잼버리'라던 우려는 이미 잊혀진 지 오래인 데다, 지금까지는 개막식 이후 이따금씩 메달 소식만 들리면 다행이었던 대회였던 청소년 올림픽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 강원 대회는 일주일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강원도는 대회의 반환점을 채 돌기도 전에 동계 청소년 올림픽으로서는 유례없는 흥행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그런 평가가 폐막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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