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향한 질타 목소리…손흥민 "축구선수이기 전에 인간" [아시안컵]
배중현 2024. 1. 26. 09:35
축구대표팀의 손흥민(토트넘)이 당부의 말을 건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3차전)을 3-3으로 비겼다. 한 수 아래인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한국 23위)를 만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지만, 패배 직전까지 몰리는 등 진땀 뺐다. 조 2위(1승 2무)로 16강 진출엔 성공했으나 64년 만에 우승 도전 전선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평가다. 16강 상대는 F조 1위(승점 7·2승 1무) 사우디아라비아다.
한국은 지난 15일 열린 바레인전을 3-1로 승리,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0일 요르단전 2-2 무승부에 이어 말레이시아전까지 두 경기 연속 무승부로 고개를 숙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전에서 한국은 점유율 81.2%, 코너킥 20개, 슈팅 18회로 말레이시아(점유율 18.8%, 코너킥 10개, 슈팅 7회)를 압도했으나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무기력한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선수를 향한 비판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전을 마친 뒤 손흥민은 "대회 준비 전에 기자 분들과 얘기하고 싶었다. 선수들을 흔들지 말았으면 좋겠고, 보호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기자 분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그동안 없었다. 지금에서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들어 손흥민이 미디어 앞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손흥민은 "많은 팬이 온라인, 소셜 미디어에서 조금 선 넘는 발언을 하는데, 옆에서 지켜보기가 안타깝다"면서 "모든 선수는 가족이 있고 친구, 동료가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축구선수이기 전에 인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은 (팬들을) 만족시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을 조금만 더 아껴주셨으면 좋겠다. 기자 분들께 간곡히, 축구 팬들께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우여곡절 끝에 16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31일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난다. 우승 후보 일본을 피했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 손흥민은 "아시아 축구가 발전하고 있다. 모두가 한국과 일본을 우승 후보라고 말하지만, 결승전에 가기까지 난관을 이겨내야 한다. 일본도, 한국도 열심히 해야 우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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