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완벽한 재앙'은 없다

완도신문 최재원 2024. 1. 2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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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한파가 미국 시카고 등 미국 중북부를 덮쳤다.

1월 17일 기준, 시카고 일대의 체감기온은 영하 50도까지 내려갔으며, 테슬라 등 전기차들은 잇따라 배터리가 방전되어 차주들이 길게 충전 줄을 서야 하는 등 지옥의 현장으로 변했다.

이 때, 중위도에 사는 우리나라, 미국, 중국, 서부 유럽 등지에 사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것이 이상 한파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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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아프게 한 대가는 생각보다 더 잔혹할 수 있다

[완도신문 최재원]

최악의 한파가 미국 시카고 등 미국 중북부를 덮쳤다. 1월 17일 기준, 시카고 일대의 체감기온은 영하 50도까지 내려갔으며, 테슬라 등 전기차들은 잇따라 배터리가 방전되어 차주들이 길게 충전 줄을 서야 하는 등 지옥의 현장으로 변했다. 

미국 전역에서 한 주간 추위로 인한 사망자가 83명이나 되었으며, 테네시, 오리건, 일리노이, 펜실베니아주 등지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사망 원인은 눈길 교통사고 및 저체온증이었다. 

최근 우리 지구를 둘러싼 가장 핫한 환경 이슈는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구 전체가 이상 고온 현상으로 인해 기온이 올라가고, 이로 인해 양 극지방에 있는 빙하들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이상 기후 현상을 일컫는다. 

인간들이 산업활동을 위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여름철 뜨거운 태양열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비닐하우스의 비닐 역할을 하게 되면서 지구로 들어온 태양 복사 에너지가 그대로 지구에 갇혀 지구를 데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추운 겨울이 아니라 평년에 비해 따뜻한 겨울이 와야 맞는 것 아닐까? 간단하게 생각해 보면 맞는 말 같지만, 지구의 온도 조절 시스템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극지방과 우리 나라가 속해 있는 중위도 지방 사이에는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의 온도 차로 인해 서에서 동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상층의 강한 기류가 있다. 

이것을 우리는 '제트 기류(Jet Stream)'라고 부르는데, 북쪽과 남쪽의 온도 차가 크면 클수록 이 제트 기류는 강해져 북쪽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막는 에어 커튼의 역할을 한다.

우리가 훌라후프를 돌릴 때, 세게 돌리면 돌릴수록 위로 올라가는 원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원래 차야 할 곳은 차고, 따뜻해야 할 곳이 따뜻하다면, 힘차게 돌리는 훌라후프와 같이 제트기류와 찬 공기는 지구 상층부에 갇혀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북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극지방과 중위도 지방 사이의 온도 차도 줄어들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제트기류에 빈 틈이 생기게 되었고, 그 빈 틈으로 북쪽 지역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 지역을 기습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중위도에 사는 우리나라, 미국, 중국, 서부 유럽 등지에 사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것이 이상 한파 현상이다. 

지구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우리 몸도 몸에 침투한 외부의 세균이나 이물질을 박멸하기 위해 열을 내고 사람들을 시름시름 앓게 만든다. 

그 모든 과정이 몸의 이상 현상을 치료하는 하나의 프로세스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일들도, 우리가 생각하기엔 이상한 현상들이지만, 지구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는 건강하게 돌아가기 위해 겪고 있는 치유 과정일지도 모른다. 

코로나, 사스, 에볼라 바이러스, 이상 한파, 엘니뇨, 라니냐 등 인간은 이 모든 과정을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전이라 자부하지만, 글쎄다. 지구를 아프게 한 대가는 생각보다 더 잔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완도중학교 사회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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