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 아기인데, 머리는 코끼리만 해… ‘프로테우스 증후군’ [세상에 이런 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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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프로테우스 증후군은 'AKT1'이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에 발병한다.
현재 살아있는 프로테우스 증후군 환자는 전 세계 100명 미만이다.
프로테우스 증후군 환자 중 25%는 22세가 되기 전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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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균형을 맞춰 성장하도록 설계됐다. 그런데, 몸이 제각각으로 발달해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프로테우스 증후군(Proteus syndrome)’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프로테우스 증후군의 첫 사례로 알려진 인물은 조지프 메릭(1862~1890)이다. 조지프 메릭은 5살 때부터 증상을 겪기 시작했으며, 당시 ‘코끼리 인간(Elephant Man)’으로 유명했다. 그의 머리둘레는 약 91cm까지 자랐는데, 평균 머리둘레는 54.8cm 정도다. 메릭의 엉덩이와 머리, 팔 등에는 피부의 과도한 성장으로 인해 스펀지 같은 피부 조직도 생겼다. 조지프 메릭은 27세에 사망했는데, 사인은 질식사로 알려졌다. 비정상적으로 큰 두개골과 과도하게 성장한 얼굴의 피부 조직에 의해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프로테우스 증후군을 앓았다는 것은 20세기가 되어서야 밝혀졌다.
프로테우스 증후군은 신체 조직들이 비대칭으로 발달하는 희귀질환이다. 뼈, 피부, 내장, 혈관 등 신체 모든 부분이 제각각으로 성장한다. 환자 대부분은 특정 신체 부위가 과도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인다. 프로테우스 증후군의 증상은 생후 6~18개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증상의 정도는 환자마다 달라서 발 하나만 과도하게 성장하기도 한다. 심할 경우 두개골, 사지 등이 모두 비대칭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 프로테우스 증후군 환자들은 신체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면서 여러 합병증을 겪는다. 환자에 따라 시력 상실, 경련, 지능 저하 등이 나타난다. 가장 위험한 합병증으로는 ‘심부정맥혈전증(하지의 정맥에 생긴 혈전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이 있다. 많은 환자들은 이 혈전이 폐로 이동해 폐색전증으로 사망한다.
프로테우스 증후군은 ‘AKT1’이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에 발병한다. AKT1은 세포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유전자로, 변이가 생기면 세포가 성장을 통제할 능력을 잃는다. 이때 변이는 ‘모자이크 변이’로 나타난다. 모자이크 변이는 부모로부터 유전되지 않고, 수정란이나 태아 시기에 발생해 인체 일부에만 존재하는 돌연변이다. 모든 세포가 변이되지 않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를 해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미국 희귀질환기구(NORD)에 따르면 지금까지 프로테우스 증후군은 200여건 보고됐다. 현재 살아있는 프로테우스 증후군 환자는 전 세계 100명 미만이다.
프로테우스 증후군은 완치법이 없다. 환자들은 보통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받는다. 뼈나 피부가 과도하게 성장한다면 수술로 절제하기도 한다. 다만 수술을 받으면 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이 질환은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해서 예방할 수 없다. 이미 질환을 겪고 있다면 증상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프로테우스 증후군 환자 중 25%는 22세가 되기 전 사망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합병증을 예방하면서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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