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TC, 빅테크 'AI 투자' 정조준…독과점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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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쟁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생성형 AI인 '챗GPT' 출시 후 빅테크의 AI 투자가 급속도로 늘어나자 거대 기업들이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하고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지 중점적으로 살피고 나섰다.
FTC는 빅테크와 AI 스타트업의 투자·협력 관계가 AI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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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EU 이어 美도 반독점법 조사 본격화
미국 경쟁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생성형 AI인 '챗GPT' 출시 후 빅테크의 AI 투자가 급속도로 늘어나자 거대 기업들이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하고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지 중점적으로 살피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FTC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에 AI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한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FTC는 빅테크와 AI 스타트업의 투자·협력 관계가 AI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빅테크가 AI 스타트업에 행사하는 영향력과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협력 방식 등에 대해 질의하고 거래 관련 정보, 향후 경쟁 구도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살필 수 있는 내부 자료를 요구할 계획이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우리는 조사를 통해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가 주도하는 투자와 협력이 혁신을 왜곡하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챗GPT 성공 후 빅테크들의 AI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MS는 오픈AI에 130억달러(약 17조3700억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했고, 또 다른 AI 기업인 인플렉션에도 자금을 쏟아부었다. 구글과 아마존은 AI 기업 앤트로픽에 각각 20억달러(약 2조6700억원), 40억달러(약 5조34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빅테크들이 AI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고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AI 시장을 선점,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유럽연합(EU)과 영국 경쟁 당국도 MS의 오픈AI 투자와 관련한 반독점법 조사에 들어갔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달 초 MS의 오픈AI 투자가 사실상 합병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나섰고,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지난해 12월 이 거래의 경쟁법 위반 소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또한 EU는 FTC와 마찬가지로 다른 빅테크의 AI 기업 투자에 대해서도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국 경쟁 당국이 빅테크와 AI 기업의 협력 관계를 조사하고 나선 것은 지난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기습 해임된 뒤 복귀하는 과정에서 오픈AI의 특이한 지배구조가 드러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MS의 오픈AI 지분율은 50% 미만이라 경쟁 당국의 M&A 심사를 받지 않았지만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할 경우 M&A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일각에서는 MS가 올트먼 CEO 해임 사태 당시 그와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제안함으로써 오픈AI 이사회에 올트먼 CEO 복귀 결정을 압박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FTC는 빅테크들이 AI 스타트업 투자 과정에서 고의로 반독점법 조사를 회피했는지에 대한 조사도 지난해 착수했다. FTC는 1억1900만달러 이상의 거래와 관련해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데 빅테크들은 AI 스타트업에 수십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면서도 FTC에 투자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레베카 켈리 슬로터 FTC 위원은 "빅테크가 미국의 합병법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구조화했다"며 "이런 투자가 소수만이 지배하는 시장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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