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도 여자라서 당했다” 배현진 피습에 女 공포

권남영 2024. 1. 26.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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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41) 국민의힘 의원이 10대 중학생에게 둔기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여성들 사이에서는 내적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여당 국회의원조차 여성은 일상에서 난데없이 폭행당하는 위험에 언제든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배 의원 피습 사건이 벌어진 전날부터 26일까지 온라인 여초 커뮤니티에는 충격과 공포를 호소하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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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교수 “배 의원 성별, 피해자 되는 데 일조했을 수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괴한에게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하는 상황이 담긴 CCTV 화면. 배현진 의원실 제공


배현진(41) 국민의힘 의원이 10대 중학생에게 둔기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여성들 사이에서는 내적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여당 국회의원조차 여성은 일상에서 난데없이 폭행당하는 위험에 언제든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배 의원 피습 사건이 벌어진 전날부터 26일까지 온라인 여초 커뮤니티에는 충격과 공포를 호소하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적지 않은 이들이 이번 사건을 ‘정치 테러’라기보다 ‘여성혐오 범죄’에 가깝다고 봤다.

만약 건장한 남성 의원이었다면 테러범이 흉기를 들이밀지언정 돌덩이를 쥐고 때리진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열다섯 살짜리가 배 의원에게 정치적으로 앙심을 품을 일이 있겠나 싶다. 정치 테러보다 여혐 범죄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대체로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는 분위기다. “여자로서 저 공포감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 가서 너무 무섭다” “이 나라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상상이 될법한 공포라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CCTV 영상을 보니 내가 다 트라우마 생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특히나 유명 정치인이 이상동기 범죄의 피해자가 됐다는 데 충격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여자라서 여당 국회의원도 당한다” “대한민국에서 대낮에 그것도 국회의원이 이런 일을 당하다니 소름 끼친다. 길거리 다니기가 무섭다” 등의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정치인한테까지 저러는데 경호원이나 수행원 하나 없이 다니는 일반 여성들은 매일매일이 전쟁터”라고 호소했다.

범죄 전문가도 “배 의원의 성별도 어쩌면 피해자가 되는 데 일조했을 수도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국민의힘 총선 예비후보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이날 TV조선 ‘시사쇼 정치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만약 (가해자가) 어린 미성년자라면 이건 사회적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면서 “보통 14~15세 아이들은 합리적 판단 능력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만약 (가해자가) 어린 청소년이라면 온라인을 통해 여성에 대한 적대감을 야기하는 전반적인 흐름의 끝에 이런 우발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괴한에게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하는 상황이 담긴 CCTV 화면. 배현진 의원실 제공


앞서 배 의원은 이날 오후 5시쯤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 입구에서 돌로 머리 뒤를 10여 차례 가격당했다. 습격범은 폭행 직전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어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CCTV를 보면 배 의원은 양팔을 휘저으며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습격범을 제지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가격당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습격범은 중학교 2학년 남학생으로 알려졌으며 강남경찰서로 압송됐다. 피습으로 인해 머리 뒷부분에 1㎝ 정도 찢어지는 부상을 입은 배 의원은 서울 순천향대병원에서 두피 봉합 처치를 받은 뒤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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