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만 양구에 29만명 왔다…운동복 차림 그들 232억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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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에만 7000명 이상 방문 추산
지난 24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하리 양구테니스파크. 전국에서 온 테니스 선수들이 한창 훈련 중이었다. 실내 테니스장에서 몸을 푼 선수들은 조를 짜 코트에서 연습 경기를 시작했다. 현재 양구테니스파크에서 훈련하는 선수는 4개 팀 39명이다. 올해 들어 양구로 전지훈련을 온 선수와 지도자는 총 274명이다. 이들 체류 기간은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28일에 이른다.
전국 자치단체가 스포츠 대회 유치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선수단 등이 몰려오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생활인구를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생활인구는 기존 주민등록인구·등록외국인은 물론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사람도 포함한다.
인구 2만명 남짓한 양구군에선 지난 11일 막을 내린 ‘제12회 헤드 양구 실내 주니어 테니스대회’를 시작으로 ‘청춘양구 2024 생활체육 전국 유도대회’, ‘평화 양구컵 전국 유소년 축구클럽 페스티벌’ 등이 차례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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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군 지난해 경제효과 232억원 달해
1∼2월에만 선수와 관계자 7000여명이 방문해 경제 유발효과만 17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을 이용하고 지역 특산물 등을 구매한 데 따른 효과다. 지난해엔 90개 팀과 104개 대회를 유치했다.
당시 방문객이 29만명을 넘었고 경제효과만 232억원에 달했다. 1년간 양구 인구의 14배가 넘는 인원이 방문한 셈이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대회 유치에 그치는 게 아니라 체육인과 주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스포츠·경제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청양군도 '스포츠 성지'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지난 22일부터 복싱 국가대표 선수단 37명이 전지훈련 중이다. 오전에는 산악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청양군민체육관에서 실전훈련을 한다. 청양군청 복싱팀 정수연 감독은 “전국 각지에서 청양을 찾고 있어 지역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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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 지난해 유치한 스포츠대회 52개
청양군 인구는 지난해 말 3만169명으로 충남 15개 시ㆍ군 가운데 가장 적다. 하지만 청양군은 지난해 52개 스포츠 대회를 유치했다. 이로 인해 인구보다 많은 4만5470명이 방문하면서 직ㆍ간접적인 효과만 290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지난 8일 개막한 ‘2024 한국중고등학생 탁구대회 최강전’을 시작으로 복싱과 검도 50여 개 대회를 유치할 계획이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체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인기 종목 중심으로 유치했다”고 말했다. 청양읍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전지훈련온 선수들 덕분에 그럭저럭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남 고성군도 지난해 30개 종목 71개 대회를 치렀다. 축구ㆍ배구 등 인기 종목은 물론 씨름ㆍ핸드볼ㆍ레슬링ㆍ당구ㆍ양궁 등 비인기 종목도 있다. 대회 일수만 231일로 매주 1개 대회 이상이 열린 셈이다. 공식 집계된 선수단 규모만 3348개 팀으로 1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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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시 올해 100개 대회 유치 목표
충북 제천시는 올해 스포츠대회 100개 유치를 목표로 삼았다. 최근에는 유소년 농구ㆍ탁구 스토브 리그, 유소년 축구클럽 대회 등 굵직한 대회를 잇달아 유치했다.
유두열 제천시 스포츠마케팅팀장은 “유소년 대회를 개최하면 선수단을 비롯해 가족까지 제천을 찾기 때문에 대회 3~4일 전부터 시내 상가와 숙박업소가 활기를 띤다”며 “지난해 80개 대회를 유치해 연인원 40만명이 제천을 방문했다. 대회 100개를 유치하면 50만명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구ㆍ청양ㆍ제천=박진호ㆍ신진호ㆍ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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