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신장실 30여개 병상 ‘텅텅’… 첨단장비가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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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인천 동구 인천의료원 본관 3층에 위치한 인공신장실.
30여개의 병상마다 투석을 위한 최첨단 장비가 달려 있었지만 침대에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병원 곳곳에는 '지역책임의료기관 인천의료원, 정상 진료합니다'라는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었지만 환자가 적어 한산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되는 동안 감염을 우려한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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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 환자 떠나자 의사도 이탈
인천의료원 신장내과 의사 1·환자 5
자구노력 안간힘 쓰지만 역부족
지난 24일 인천 동구 인천의료원 본관 3층에 위치한 인공신장실. 30여개의 병상마다 투석을 위한 최첨단 장비가 달려 있었지만 침대에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병원 곳곳에는 ‘지역책임의료기관 인천의료원, 정상 진료합니다’라는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었지만 환자가 적어 한산한 분위기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이 병원에서 신장 투석을 받던 등록 환자는 51명이었다. 전국 혈액투석기 보유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에서도 1등급 의료기관으로 분류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되는 동안 감염을 우려한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옮겨갔다.
의사들도 병원을 떠났다.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이 이뤄진 뒤에도 인천의료원은 신장내과 의사가 없어 인공신장실을 2년 넘게 운영하지 못했다. 지난달 전문의 1명을 극적으로 충원해 다시 문을 열었지만 돌아온 환자는 25일 기준 5명(2명은 신규 환자)뿐이다. 당장 내년 하반기 심·뇌혈관센터를 준공하지만 심·뇌혈관조영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상당수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고사 위기에 놓였다.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다른 환자를 받지 못했는데, 코로나19 일상회복 이후에도 환자들이 찾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천정부지로 오른 의사 연봉을 맞추지 못해 인력마저 대거 민간 병원으로 이탈하고 있다.
경기의료원 파주병원은 이비인후과나 비뇨기과 전문의가 아예 없어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기의료원 이천병원은 지난해 정형외과 의사 충원을 위해 유료 공고를 내고, 헤드헌팅 계약까지 진행했다. 수도권 한 공공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자신의 전공 환자를 돌보지 못하는 기간이 지속되면서 버티지 못하고 떠난 의사들이 많다”며 “특히 필수적으로 배치돼야 하는 분야 의사들이 대거 떠나면서 환자들도 떠났다. 병원으로서도 타격을 입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병원은 코로나19 직후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의 의료손실은 2022년 727억원, 서울의료원은 815억원 등을 기록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체 공공병원 적자 폭을 지난해 기준 3200억원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공공병원 역량강화 사업’ 예산(513억5000만원)과 지방비를 합치면 지원금 규모는 1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병원마다 자구 노력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정상화에는 역부족이다. 당장 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음 감염병 등을 대비하기 위해 병상 규모를 유지하지 않으면 공공 병원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필수의료 기피 문제까지 겹치면서 의사 구인난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인건비 총액 상한 규제를 받는 공공병원 특성상 고연봉 의사를 채용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1년 단기 계약직 의사들로 대다수를 충원하거나 은퇴를 한 의사를 다시 채용해 대응하고 있다. 인천의료원에도 65세 이상 의사 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천=김유나 기자, 차민주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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