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하나님의 위로

2024. 1. 2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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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40장 1절


성경에는 5개의 복음서가 있습니다. 복음서라 하면 통상 신약성경의 4복음서인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을 말하는데요. 구약성경에도 복음서가 있습니다. 이사야서입니다. 이 복음서에는 기쁜 소식과 하나님의 복된 약속들이 많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사야서는 성탄절에도 많이 읽힙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성경을 기록했을 당시 상황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북이스라엘은 강대국 아시리아 제국에 의해 먼저 멸망합니다. 이어 남 유다도 다음 강대국이던 바벨론 제국에 멸망합니다. 주민들은 살 곳이 없어졌고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이사야의 말씀으로 위로를 선포하십니다. 상황은 여전히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너희의 하나님이 이르시되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사 40:1) 하십니다.

여기서 ‘너희’는 누구를 가리키는 말입니까. 성경학자들은 ‘천사들’을 가리킨다고 말합니다. 말씀에 나오는 천사는 그림책에 나오는 날개 달린 존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지자, 예언자, 복음을 전하는 자처럼 하나님의 음성을 전달하는 모두가 천사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우리가 천사입니다. 천사들에게는 하나님의 위로를 듣지 못한 백성들에게 위로를 전해야 하는 사명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백성’은 누구일까요. 바벨론으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을 말합니다. 성읍이 불타고 국가와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비단 이스라엘 백성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집과 가족을 잃어버리고 아직도 이산가족으로 사는 한반도의 남북 주민들, 전쟁으로 난민이 된 우크라이나 주민들, 미사일과 폭탄으로 가족을 잃어버린 중동의 주민들 모두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오늘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우리 모두를 위로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강원도 삼척에서 전도사로 일할 때입니다. 주일 사역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면 밤 11시에서 1시 사이가 됩니다. 어느 날 북한 이탈 주민이던 신학생 연광규 전도사님이 제 방에 찾아와 치킨을 먹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연 전도사님은 제가 태어나 처음 알게 된 탈북민이었습니다. 주일 저녁에, 안 그래도 허기진 시간에 치킨을 사주겠다 즐겁게 먹었습니다. 연 전도사님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조선에 와보니 공짜가 없더군요. 그러니 치킨값을 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그 치킨 값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북한에서 자신처럼 탈북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위로를 함께 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남북 신학생들이 모여 가족이나 친구가 없는 사람들과 명절을 함께 지내고, 북한의 두고 온 가족을 위해 기도하며 위로하는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것이 현재 활동 중인 비전유니피케이션의 시작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위로는 한반도와 전 세계에 전해져야 합니다. 상황이 좋아져서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위로하시겠다는 뜻이 확고해서입니다.

그러므로 남과 북이 다시 하나 되어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눈물로 안아줄 그 날까지 포기하지 말고 나아갑시다. 분단된 한반도에 하나님의 위로를 널리 전합시다. 하나님께서 남북 청년인 우리에게 오늘도 명령하십니다.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김진성 대표(비전유니피케이션)

◇비전유니피케이션은 탈북민을 비롯한 청년들이 함께 기도하는 통일선교단체입니다. 복음통일과 민족복음화를 추구합니다. 김진성 대표는 장신대와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현재 사회봉사단 ‘갓글래스’ 단장, 외교부 산하 ㈔‘세컨하프’ 대외협력위원, 비영리단체 ‘비전유니피케이션’ 대표이며 발달장애인 및 이주민센터 전도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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