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방 있어요” 교회 학사관 사역… 청년들 집세 고민 끝

김아영,김수연,박윤서 2024. 1. 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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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대학생들은 안정적인 거처를 찾는 일이 큰 고민거리다.

이상갑 청년사역연구소장은 "학사관은 청년들에게 다윗이 어려운 가운데 하나님을 만난 '아둘람 굴' 같은 장소"라며 "교회는 학사관 사역을 통해 다음세대를 영적으로 세워주고 보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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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로 월세 전전하는 청년 위해 가전제품 비치하고 장학금까지 제공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대학생들은 안정적인 거처를 찾는 일이 큰 고민거리다. 한국에서 공부해야 하는 선교사 자녀(MK)들은 사정이 더 열악할 수밖에 없다.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위해 ‘착한’ 비용으로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교회의 학사관 사역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가전제품을 비치하고 음식과 장학금까지 제공하는 맞춤형 지원이 눈길을 끄는가 하면 신앙생활이 나태해지지 않도록 공동체 훈련으로 버팀목이 되어주는 노력도 돋보인다.

24일 찾은 서울 영등포구 남서울교회(최성은 목사) 학사관. 교회 바로 옆 학사관에는 현재 9명의 학생이 살고 있었다. 담당 사역자의 안내로 빈방에 들어가봤다. 33㎡(약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책상과 수납공간,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2년째 여기서 묵고 있는 20대 초반의 윤세라(가명)씨는 “교회 근처에서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배와 사역에 참여할 기회가 많다. 학사관 거주가 청년부 적응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민교회 여학생들이 지난해 11월 학사관에서 공동체 모임 중 기념촬영하는 모습. 서울시민교회 제공


서울 광진구 서울시민교회(권오헌 목사)는 MK와 목회자 자녀(PK), 대학진학으로 상경한 학생을 위한 학사관을 15년째 운영하고 있다. 학사생은 매달 월세 15만원만 내면 된다. 현재 40명이 1~2인실에 나눠서 생활하고 있다. 이 교회 학사관에도 교회가 지원한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이 비치돼 있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교회는 학생들에게 쌀과 김치 등의 음식도 제공한다.

학사관 담당 최갑진 목사는 “학생들이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면서 신앙생활이 위태로워지는 경우가 많다”며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사관의 목적”이라고 했다. 학사생들은 식탁 교제와 셀 모임, 야유회 등을 통해 교회 공동체 모임과 사역에 참여하고 있다. 교회는 오는 3월 학사생을 위한 스터디 카페인 ‘디모데하우스’도 열 계획이다.

서울영동교회에서 운영하는 남학생 학사관 내부. 서울영동교회 제공


서울 강남구 서울영동교회(정현구 목사)는 학사생들에게 한 학기 200만원의 장학금을 제공한다. 학사생은 MK와 PK를 중심으로 선발한다. 학사생은 매달 5만원으로 학사관을 이용하며 교회로부터 15만원 정도의 부식비도 지원받는다.

학생들은 믿음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생활이 유익하다고 말한다. 경남 창원에서 온 최주언(24)씨는 “처음 서울에 왔을 땐 지하철 타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다. 공동체에서 만난 언니들의 조언과 격려로 서울 생활 적응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무엇보다 공동체에서 신앙생활의 고민을 깊이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상갑 청년사역연구소장은 “학사관은 청년들에게 다윗이 어려운 가운데 하나님을 만난 ‘아둘람 굴’ 같은 장소”라며 “교회는 학사관 사역을 통해 다음세대를 영적으로 세워주고 보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김수연 박윤서 인턴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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