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빼돌려" "노예계약 강요"…SNL 70억 소송전, 무슨일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 제작사가 자사의 제작 인력을 쿠팡 자회사가 빼돌려 손해를 봤다며 거액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제작팀은 "계약 만료로 이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SNL코리아'의 리부트 시리즈를 제작한 에이스토리는 25일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디라이트 이병주 변호사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쿠팡 자회사 CP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에이스토리는 자사 제작2본부의 본부장이었던 안상휘씨와 그의 배우자인 장모씨, 안씨 부부가 설립한 회사 '우다다스튜디오', CP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이번 영업방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총 70억원을 청구했다.
소송은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에 제기됐으며 변론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에이스토리 측 "쿠팡·안상휘가 제작본부 빼돌려"
에이스토리는 "'SNL코리아'를 제작하기 위해 2020년 12월 제작2본부를 신설하고, 과거 tvN에서 'SNL코리아' 시리즈를 제작했던 안상휘씨를 제작2본부장으로 영입했다"며 "제작진 11명 정규직 채용, 설비 마련 등 수십억원을 투자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해서 제작한 'SNL코리아' 리부트 시리즈는 OTT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가 자리 잡는 데 기여했는데, 쿠팡과 안상휘씨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코리아'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또 시즌4를 준비할 때 올해 2월 시즌5를 런칭하기로 쿠팡플레이와 협의하고 출연진 섭외까지 진행했는데, 시즌5 제작 기회를 빼앗겼다고 강조했다.
에이스토리에 따르면 CP엔터테인먼트가 'SNL코리아' MC인 신동엽을 영입한다고 발표한 지난해 9월 4일 안씨가 에이스토리의 이상백 대표이사에게 "제작2본부 직원들을 모두 데리고 쿠팡으로 가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안씨와 제작2본부 직원 11명은 모두 퇴사했다.
안상휘 측 "계약 만료 이직…노예계약 강요"
이와 관련해 안씨 측도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안씨는 "에이스토리가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자행해왔다"며 "계약 기간 만료에 따라 이직한 것인데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간 에이스토리에서 근무하면서 에이스토리의 제작비 상습 연체 등 부당 행위 등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점을 제시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에 계약 기간 만료 이후 'SNL 코리아'의 제작에 집중하고자 이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슷한 시기 이직한 전 동료 개개인에게도 수억원에 이르는 민사소송을 진행할 것을 엄포하며 괴롭히고 있다"며 "나와 SNL 제작팀 일동은 제작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창작의 자유를 억누르는 에이스토리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 그리고 공갈에 대해 법적구제 수단을 포함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SNL코리아'는 미국 NBC의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SNL'(Saturday Night Live)의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과거 tvN에서 2011∼2017년 시즌9까지 방송하고 종영했다가 4년 만인 2021년 리부트 시리즈로 부활했다.
리부트 시리즈는 시즌1∼4는 에이스토리가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했으나 제작이 확정된 시즌5는 CP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할 예정이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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