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정부 2.0’ 등장 가능성 다각도로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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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 바이든, 4년 만의 리턴매치 확실시
캐나다처럼 TF 만들어 리스크에 선제 대비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큰 표 차로 승리하며 당내 경선 초반부터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다. 4년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의 리턴 매치 성사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대선이 9개월여 남아 아직 변수가 많지만, 적어도 지금 분위기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미국 언론에선 더 많이 회자된다. 벌써 트럼프 2기 정부의 핵심 요직 하마평이 나올 정도다. 예컨대 국무장관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통상정책 실세로는 트럼프 정부 1기에서 보호무역 정책을 설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거명된다. 이들이 ‘트럼프 정부 2.0’을 설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트럼프의 귀환은 미국 국내는 물론 미·중 패권 경쟁 판도 등 국제 정치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전망이다. 트럼프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분, 트럼프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하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국면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의 주요 인사들은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산업장관·무역장관·주미대사 등이 참여한 ‘팀 캐나다’라는 대책팀을 만들어 활동에 들어갔다. 일본은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후보와의 접촉 채널로 아소 다로(麻生太郎) 자민당 부총재가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미국의 영향을 누구보다 크게 받는 대한민국은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에 더욱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앞서 1기 시절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했고,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수준으로 인상하라는 무리한 압력도 가해 왔었다. 비록 ‘하노이 노딜’로 끝났지만 트럼프 1기에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연초부터 북한의 전쟁 위협성 발언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 경각심이 커지고 있지만, 트럼프 2기에는 비핵화 대신 북핵을 용인하고 군축 협상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선되면 트럼프는 취임 첫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해 한국 기업의 타격이 우려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금융시장 격언처럼 변수 많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리스크를 분산하는 영리한 외교가 필요하다. 바이든의 재선 가능성은 물론이고 트럼프 2기가 출범해도 우리 국익에 타격이 최소화하도록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대통령실과 2기 외교안보팀은 캐나다처럼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라도 국익 우선의 유연한 대미 외교를 펼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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